스포츠누리2009/05/26 15:56





대한축구협회가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에 2018년 또는 2022년 월드컵 유치 의사를 전달한 사실을 두고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논란의 요점은 축구협회의 월드컵 유치 도전이 과연 현 축구협회의 뜻인지, 아니면 정몽준 명예회장의 의지와 원격조종에 따른 것인지인가 하는 문제다.

 조중연 축구협회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 달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018-2022 월드컵 유치를 추진 여부와 유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현실성이 없다. 일본도 2016년 올림픽 유치를 한다는 전제로 그 인프라를 활용해 2022년 월드컵을 개최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을 얘기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조중연 회장의 월드컵 유치에 대한 부정적 언급이 있은지 열흘만인 지난 3일 월드컵 유치전 참가를 선언했다. 조중연 회장은 이날 이미 오래전부터 축구협회 내부적으로 검토해온 사안임을 강조, 열흘 전과는 전혀 상반된 입장을 나타냈다. 조 회장은 이에 대해 이런 저런 이유를 제시하며 설명했으나 조 회장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는 전문가를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이와 같은 일련의 상황 전개에 대해 스포츠 평론가 기영노 씨는 비교적 명쾌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지난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에 월드컵 유치가 현 집행부가 아니라 과거 집행부 정몽준 명예회장의 뜻에 따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몽준 명예회장이 집권 여당의 유력 대권 후보임을 상기 시킨 뒤 "(정몽준 명예회장이 유치를 했다면) 국민들의 오해를 받으니까 그 총대를 조중연 현 회장한테 메게 하고 뒤에서 자기가 다 유치를 하고 만약에 유치를 한다면 가장 큰 혜택을 받는 사람은 정몽준씨"라며 "2012년 대권이 있는데 만약에 2018년이나 2022년 우리가 월드컵을 유치한다고 보면 지도자로서 그렇게 국민들한테 희망을 줬기 때문에 하나의 커다란 알파를 얻고 선거를 치르게 되는 것"이라고 언급, 월드컵 유치 의사 표명이 정몽준 명예회장의 의지의 산물임을 주장했다. 

 기영노씨는 그의 주장에 어떤 근거나 배경이 있는 지를 묻는 질문에 정몽준 명예회장 겸 FIFA 부회장이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의 참석차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머물다 지난 4일 귀국한 정황을 언급하며 "그쪽에서 어느 정도 AFC라든지 FIFA 집행부들의 여러 가지 뜻을 아마 거기에서 살펴봤을 것"이라며 "5월이면 현 (AFC)회장이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 정몽준씨와는 관계가 좋지 않은데 그 사람이 물러나고 난 다음에는 더욱 더 힘이 실린다.. 그런 것들을 다 감안을 해서 자신 있게 유치에 나선 걸로 보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몽준 명예회장은 지난 4일 귀국하며 한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축구협회의 이번 결정은 한국이 아시아 축구를 대표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내린 것이다. 이미 한 번 개최를 했기 때문에 경기장 시설도 다 돼 있고, 충분히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데 이어 "카타르 출신의 함맘 AFC 회장 겸 FIFA 집행위원이 5월에 FIFA 집행위원 임기를 마친다. 그가 FIFA 집행위원에서 물러난다면 AFC에서 민주주의가 다시 힘을 얻을 것이다. 지금 AFC에선 이 문제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밝힌바 있다. 기영노씨는 이 부분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정몽준 명예회장이 FIFA의 부회장 직함을 가지고 있을때 영향력을 발휘, 월드컵을 유치한다면 그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대선후보로서 엄청난 어드밴티지를 갖게 되는 것은 분명하다. 또한 축구협회 조중연 회장의 입장변화도 정몽준 명예회장의 존재를 거론하지 않고는 좀처럼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지난 달 22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09 축구인의 날 시상식' 말미에 16년간의 축구협회 수장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정몽준 명예회장에게  서정복 전남축구협회 회장과 김석한 한국중등축구연맹 회장은 느티나무 재질의 원통형 조각물을 선물했다.

 서울 인사동의 한 조각상에 의뢰해 수령 백 년을 넘은 느티나무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이 조각물은 가운데 부분을 둥글게 파내 그 안에 축구공 또는 여의주를 형상화한 볼 모양의 나무가 들어있고, '잠룡승천(潛龍昇天)'이라는 의미심장한 문구가 한자로 새겨져 있다. 참고로 국내 정치 기사들을 읽다보면 '잠룡'은 통상 대권을 꿈꾸는 잠재적 후보를 일컫는 단어로 쓰인다.

 축구협회는 올 연말 월드컵 유치에 대한 최종 입장을 결정한다. 월드컵 유치가 '잠룡' 정몽준 명예회장의 '승천'을 위한 여의주의 노릇을 하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Posted by 에디터 J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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