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KBO가 자율 선출 총재 고집하더니 낙하산 총재보다 나은 것이 뭐가 있냐'는 힐난의 목소리까지 들려온다.
실제로 최근 KBO가 벌인 일들을 살펴보면 그와 같은 비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불미스러운 음주폭행 사건으로 '무기한 실격'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던 정수근(롯데 자이언츠)을 별다른 재발 방지장치 없이 징계에서 풀어준 KBO는 사무총장 자리에 내정됐다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 거부로 자진 사퇴했던 이상국 전 총장을 총재특보 자리에 앉혀 프로야구계에 기어이 복귀시키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기 마술쇼'를 펼쳤다.
그 뿐아니다,. KBO는 최근 덕아웃에서 노트북, 휴대폰 등 전자기기 사용을 금지시켜 심판들의 오심을 감싸주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더니 경기 진행을 '스피드 업' 한다는 명분 하에 경기중 선수들이 공수교대시나 경기 종료시 자신이 잡은 공을 관중석으로 던져주는 이른바 '서비스 볼' 제공 행위를 금지시켜 빈축을 사고 있다.
우선 정수근의 징계 해제는 결국 KBO의 궈너위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KBO가 분명 안좋은 선례를 남긴 것이다. 덕아웃에서의 전자기기 사용 문제도 KBO의 설명처럼 일본이나 미국에서도 금지되고 있는 일이기는 하나 그것이 상대방의 사인을 훔쳐본다거나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보기는 힘들뿐 아니라 날로 첨단화되는 스포츠계의 트렌드를 무시했다는 점에서 분명 아쉬움이 남는점이다.
그러나 위의 두 가지 문제는 현장의 선수들이나 지도자들도 어느 정도 양해하고 있고, 팬들 역시 아쉽기는 하지만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대체적인 반응이라는 점에서 넘어가 줄 수 있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상국 총재특보 임명이나 '서비스 볼 제공 금지' 문제는 분명 프로야구의 고객인 팬들을 무시하고 기만하는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이상국 특보의 경우 이미 사무총장 내정 당시 선수들은 물론 시민단체까지 나서 반대성명을 냈고, 정부에서 마저도 도덕적 흠결을 이유로 승인을 거부했던 인사다. 결국 이상국 특보는 사무총장 내정자 자리를 스스로 내놨지만 당시에는 KBO 사무총장 승인 원한이 KBO에 있었던 상황이었고, 이 특보가 자진 사퇴하자 문화체육관광부는 KBO 사무총장 자율 선임을 내용으로 하는 정관 개정안을 승인했다. 이는 곧 이 특보가 다시 사무총장직에 내정될 길을 만들어 준 것이지만 사실상 문화체육관광부의 메시지는 '이상국 씨만 아니면 된다'는 메시지였던 셈이다.
이를 모를리 없는 KBO 입장에서는 장고를 거듭한 끝에 이상국 씨에게 '실세' 총재특보 자리를 주는 묘수를 생각해 내기에 이르렀다. KBO는 총재특보라는 중책을 이상국 씨에게 맡기면서 '왜 이 사람이 아니면 안되는지'에 대해 충분한 설명도 없었고 프로야구 구성원들의 공감대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결국 '이상국 총재특보 카드'는 정부로부터 승인이 거부된 이상국 씨를 현장에 복귀시키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는 해석과 함께 팬들과 언론, 야구인들의 비난을 사는 '악수'가 되고 말았다.
'서비스 볼' 제공 금지 문제도 KBO는 관중들의 안전 문제와 경기 진행의 촉진을 명분으로 들고 있지만 경기진행이 늘어지는 것은 경기중 선수들의 기본적인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 '서비스볼' 때문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팬은 많지 않을 것이다.
또한 '서비스볼'을 잡으려 달려드는 팬들의 위험때문에 이를 금지하겠다는 발상도 마치 교통사고의 위험때문에 자동차 운전을 금지시키겠다는 논리나 마찬가지인 논리로 그야말로 바보같은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미국, 일본에서 덕아웃에서 전자기기 사용이 금지되어 있어 우리나라도 그래야 된다는 논리를 펴는 KBO가 미국과 일본에서 다 허용되는 '서비스 볼'문제는 왜 우리나라만 '마이 웨이'를 가야하는지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가?
서비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교육을 받을 때 많이 듣는 말 가운데 '고객은 항상 옳다. 고객의 눈으로 보라'는 말이 있다. 어떤 상픔이나 서비스를 제공함에 있어 고객의 시각에서 고객의 요구에 맞게 제공해야 공감을 얻고 부가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다는 말이다.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프로야구도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을 KBO는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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