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씨는 그동안 선배 산악인 오은선 씨와 함께 한국인 끼리 여성 산악인 세계 최초의 히말라야 14좌 완등 경쟁을 벌여 매스컴으로부터 높은 관심을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이번 낭가파르밧에서 벌어진 비극은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전직 농림부 공무원 출신인 고씨는 97년 공무원을 그만두고 암벽 등반가로 활동하다 2006년 처음 히말라야 등반을 시작했고 오 씨는 93년 히말라야 원정대에 처음 참가해 경력으로만 보면 오 씨가 선배다.
한편 고 씨는 지난 2006년 10월 초오유 등정에 성공한 뒤 2007년에 에베레스트, 브로드피크, 시샤팡마를 등정했고 2008년 로체, K2, 마나슬루를 오르는 등 지난해까지 7개봉을 등정했고, 올해도 4개봉 등정에 성공, 선배인 오 씨를 바짝 추격하고 있었다.
이처럼 무서운 속도로 히말라야의 8,000m급 봉우리를 경쟁적으로 등정하는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것도 사실이었다. 이번 참사를 두고도 일각에서는 두 산악인의 욕심에 더해 스폰서들간의 경쟁 때문에 무리한 완등 경쟁이 펼쳐졌고, 결국 그런 이유가 이와 같은 일을 불러왔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 씨는 '코오롱스포츠' 소속이었고 선배 오 씨는 '블랙야크' 소속. 둘은 각 팀의 원정대장으로 원정대를 이끌고 기록 도전에 나서왔다. 국내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후원사의 현지 지원 및 마케팅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 씨의 스폰서인 코오롱스포츠가 최근 임직원을 현지로 급파, 고 씨의 등반 지원에 나선 것이나 블랙야크(동진레저)의 강태선 사장이 현지에 머물며 오 씨를 지원하는 식이었다.
스폰서들의 입장에서는 '누가 어디를 올라 몇 좌를 올랐다더라'고 하는 보도가 TV 뉴스를 탈 때마다 브랜드 가치와 인지도가 올라는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지원을 아낄 수 없었을 것이지만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는 옛 속담을 간과한 결과는 아까운 여류 산악인 한 명을 영영 떠나보내는 참담한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낭가파르밧이라는 봉우리가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 14좌 가운데서 높이로 따지면 9번째에 해당하지만 난이도로 따지면 최고의 난이도를 가진 봉우리라는 점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10여개의 8,000m급 봉우리를 올랐던 베테랑 산악인이 눈사태나 기타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천재지변으로 사고를 당한게 아닌 발을 잘못 디뎌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은 이번 사고의 원인을 무리한 등반에 따른 사고로 볼 수 있는 근거가 되고 있다.
또한 국내 대표 산악인 허영호 씨도 13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내 개인 의견, 경험으로 봤을 때는 등반에 탈진이라는 게 있다. 8000m에서 자기가 술 취한 것처럼 제대로 못 걷는다. 그리고 중심을 잡지 못한다. 그러다보면 자연의 힘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에 실족을 하는 경우가 등반에서 상당히 많다"며 "산은 천천히 둘러싸고 등반을 음미하면서 해야 되는데 이것을 스포츠처럼 경쟁적으로 등반을 하다보면 거기에 따른 무리라는 게 있다. 거기에 자연의 힘에 걸려들면 사람이 꼼짝을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허 씨는 이어 "산을 보고 음미하고 체력도 좀 보강한 다음에 이렇게 여유 있게 등반하면 좋은데... 글쎄, 8000m 3개, 4개 목표를 1년 사이에 두고 하니까 이런 안타까운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나"고 덧붙여 거듭 무리한 완등 경쟁을 비극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여성 산악인으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에 도전했던 고 씨는 이제 영원히 자연의 품에 안겼다. 그러나 그가 좀 더 우리 곁에 머물 수도 있었다는, 충분히 그럴 수도 있었다는 안타까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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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을 달아 주세요
안녕하세요, TISTORY입니다.
2009/07/13 16:25 [ ADDR : EDIT/ DEL : REPLY ]티스토리 메인에서 '산악인 故 고미영'을 주제로 회원님의 글을 소개해드렸습니다.
관련 글들을 보면서, 가슴이 아픕니다.
혹시 노출과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tistoryblog@hanmail.net 메일을 통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도데체 산을 정복해서 뭣하는지 알수가 없습니다
2009/07/13 17:45 [ ADDR : EDIT/ DEL : REPLY ]산은 그곳에 있기에 좋은 존재이고
산을 즐기고 산과 함께 숨쉬면 될것을..도저히 알 수가 없습니다
뭐, 저 분 말씀도 일견 올은 말씀 이지만, 일단 저변층이 확대가 되려면 모든 운동의 스포츠화되고 그럼으로써 그 종목에서의 경쟁이라는게 당연히 불거져 나올 수 밖에는 없지요...즉, 영웅 만들기가 병행이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그러지 않고서는 종목의 저변 확대는 기대조차 할 수 없는 일이지요...
2009/07/13 18:21 [ ADDR : EDIT/ DEL : REPLY ]아무튼, 아까운 분 또 한 분 잃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