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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태환 후원에 몸 사린 국내 기업들, 어떻게 볼 것인가
    카테고리 없음 2014. 8. 26.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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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린보이박태환이 호주에서 열린 2014 팬 퍼시픽 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올 시즌 세계 최고 기록으로 우승하는 등 건재를 과시하며 대회 최우수선수에 선정되는 영광까지 누렸다.

     

    박태환은 지난 23일 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 주 골드코스트의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 43 15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이로써 박태환은 이 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3회 연속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박태환의 이날 결승 기록은 자신이 2010년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세운 개인 최고 기록이자 한국 기록(3 41 53)에는 미치지 못하는 기록이지만 올 시즌만 놓고 보면 캐나다의 라이언 코크런의 3 43 46보다 0.31초 빠른 시즌 세계 1위의 기록이다.

     

    또한 오는 9월 개막하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의 쑨양의 올 시즌 최고 기록(3 45 12)보다 2초 가량 앞서는 기록이기도 하다.

     

    대회조직위원회는 이 같은 박태환의 활약을 높이 평가해 남자부 대회 MVP에 선정했다.

     

    이쯤 되면 지난 2006 도하아시안게임과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이어 3대회 연속 3관왕 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자신의 주종목인 자유형 400m만큼은 확실한 금메달 종목이 될 수 있다고 보여진다.

     

    만약 박태환이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 개 이상의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면 리듬체조의 손연재와 함께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 가운데서 주인공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고, 그 동력을 앞세워 2년 뒤인 2016년 리우 데 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다시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우뚝 서는 모습을 꿈꿔볼 수 있을 것이다.

     

    여전히 한 가지 의아함을 자아내는 부분은 역시 박태환에게 여전히 메인 스폰서가 없다는 점이다.

     

    런던올림픽 이후 박태환은 메인 스폰서와의 계약이 끝나 전담팀을 꾸릴 수도 없었고, 체계적인 훈련도 어려워진 상태가 됐다. 지난해 3월 인천시청에 입단해 안정적인 훈련 기반을 마련했지만 과거와 같이 만족할 수준의 전지훈련을 치를 수 있을 만한 형편은 되지 않았다.

     

    작년에 한 사업가가 박태환의 스폰서로 나서 1년간 5억원을 지원했지만 그마저도 최근 끝난 상태다.

     

    이대로라면 박태환은 스폰서 없이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해야 한다.  

     

    물론 박태환에게는 현재 소속팀도 있고 자신의 이름을 딴 수영장에서 훈련도 할 수 있다. 훈련 여건이라는 면에서 이전 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태환에게 꼭 스폰서가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출중한 기량에 수려한 외모, 거기에다 웬만한 연예인 뺨치는 스타성까지 겸비한 박태환이 스포츠마케팅이라는 측면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본다면 이런 선수에게 메인 스폰서가 없는 현재의 상황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왜 선뜻 박태환의 스폰서로 나설 수 없는 것일까? 추측해 보건대 기업들은 박태환의 스폰서로 나섰을 때 감당해야 할 위험이 다른 선수들을 후원할 때보다 더 크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우선 국내 기업이 박태환의 스폰서가 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박태환 전담팀의 구성을 기대하게 하는 데 과거 SK텔레콤이 박태환 전담팀을 꾸리면서 소요된 비용은 이렇게 저렇게 해서 1년에 20-30억 원 정도가 소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돈이 아니라 박태환의 성적이다.

     

    박태환이 과거와 비교했을 때 또는 팬들의 기대와 비교했을 때 결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둔다면 대표팀이나 박태환의 소속팀인 인천시청, 그리고 박태환 전담팀 모두에게 골고루 칭찬이 돌아가겠지만 박태환의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그 화살은 사실상 박태환 전담팀이 고스란히 맞을 가능성이 높다.

     

    과거 박태환이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이듬해 열렸던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출전한 전종목에서 결선에도 오르지 못하는 수모를 당하자 언론과 팬들의 비난의 화살은 대표팀이 아닌 박태환 전담팀에게 몰렸었다.

     

    박태환의 스케쥴을 사실상 모두 관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박태환 전담팀이 선수 관리를 못했기 때문에 그와 같은 부진이 왔다는 생각들이 지배했기 때문이다.

     

    그와 같은 부정적 시선은 고스란히 박태환 전담팀의 모기업인 SK텔레콤으로 이어졌다.

     

    얼마 전까지 국내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박태환이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하나도 따내기 어렵다고 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박태환을 후원하고 그의 훈련을 돕는 전담팀을 꾸리는 것이 비효율적인 돈을 쓰는 것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박태환은 적어도 자신의 주종목인 자유형 400m는 정상의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기에다 지난 2012 런던올림픽에서 박태환이 보여준 스포츠맨으로서의 성실하고 진정성 넘치는 모습은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획득 당시보다 현재 박태환의 이미지를 더욱 더 좋게 끌어 올려 놓은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이 한 달도 남지 않은 현시점에서 박태환이 특정 기업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지금 이 시점에서 안타깝고 어찌 보면 한심해 보이는 점은 박태환의 이번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여부와 관계 없이 그가 그 동안 한국 스포츠계에 기여했던 그 가치를 인정하고 그가 대한민국 수영의 자존심으로 우리 수영대표팀을 이끄는 그 존재감 자체를 후원하고 지원하는 스폰서 기업이 단 한 군데도 없다는 점이다.  


    박태환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이제 박태환의 성적 그 자체 보다는 박태환이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모습에 감동을 받고 그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이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박태환을 대하는 국내 기업들의 태도에서 이들의 스포츠마케팅에 관한 인식과 발상이 여전히 초보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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