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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누리2009/05/26 16:30

한국 축구계가 때아닌 '사면 정국'을 맞았다.


대한축구협회는 6일 "지난 2002년 7월부터 최근까지 징계 대상자 49명 가운데 승부 조작과 금품 수수, 성희롱, 상급기관(대한체육회) 결정에 따른 징계자를 제외한 27명을 사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면은 축구계 화합 차원에서 조중연 축구협회장이 사면권을 발의한데 따른 조치라는 것이 축구협회의 설명이다.

 

이번에 사면을 받게된 대상자 27명은 제명 4명과 무기한 자격정지 3명, 자격정지 3년 이하 및 2년 이하 각 4명, 자격정지 또는 출전정지 1년 6개월 이하 12명 등이다.

 

특히 눈에 띄는 사면 대상자는 2007년 아시안컵 음주사건으로 그해 11월2일 협회로부터 FA컵 출전정지 2∼3년 징계를 받았던 이운재(수원)와 이동국, 김상식(이상 전북), 우성용(인천) 등 4명과 심판 판정 문제로 올해 1월 지도자 자격정지 3년을 받았던 이차만 전 부경고 감독과 경기 관련 폭언 등으로 출전정지 1년 징계를 받았던 김희태 일동고 코치 등이다.


이 소식은 거의 모든 언론사들을 통해 약간은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보도를 보며 드는 생각은 흐뭇한 느낌보다는 어딘지 모르게 마치 신임 대통령 취임 초기에 '국민 화합'이란 미명하에 비리 정치인이나 재벌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대통령 특별 사면' 같은 느낌을 받는 것이 솔직한 느낌이다. 어쩌면..,.실제로 조중연 회장이 대통령의 흉내가 내고 싶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번에 사면을 받게된 대상자들 가운데는 제명과 무기한 자격정지를 받은 7명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20명은 기한이 정해져 있는 징계를 받은 사람들이고, 또 그중 상당수는 남은 징계 기간을 거의 채운 사람들이다. 물론 좀 더 일찍 그들의 족쇄를 풀어주는 부분을 이해 못할바는 아니나 그들이 징계받을 당시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내려진 징계를 오로지 축구협회장 개인의 의지로 손바닥 뒤엎듯 하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징계를 받는 그 어떤 축구인들이 과연 그 징계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까?

 

조중연 축구협회장이 축구계의 화합을 위해 정말 무슨 일인가 하고 싶었다면 그동안 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재야 축구계와의 대화를 복원한다든지 축구계에 쓴소리를 던지는 다른 그룹들에게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다가설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게 우선이었다고 보여진다.

 

정히 사면이라는 방법을 택하고 싶었다면 부당하고 억울한 징계를 받았거나 사안에 비해 지나치게 과한 징계를 받은 대상자를 엄선, 최소한의 인원을 사면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기대한 효과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가뜩이나 체육계가 제식구 감싸기 차원에서 징계를 내려놓고 이후 슬그머니 징계를 낮춰주고 풀어주는 행태를 공공연히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을 받곤 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인기 스포츠인 축구에서 이처럼 원칙에 어긋나는 행태 저질러 놓고도 마치 축구계의 화합을 위해 대단한 일을 한 것처럼 발표하는 것은 이 소식을 접한 사람들에게 '정정당당'과 '공평무사'를 생명처럼 여겨야 할 스포츠계를 오히려 편법과 무원칙이 용인되는 세계로 인식시키는 후안무치한 행태로 비쳐질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2018-2022 월드컵 유치 의사를 표명할 당시부터 이번 '특사'까지 조중연 회장의 최근 행보는 내실있는 작업보다는 깜짝 이벤트나 보여지는 부분이 번지르르한 일에 먼저 손을 내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 솔직한 느낌이다. 이 느낌이 오래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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