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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로 보는 ‘추락한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 도핑 스캔들의 실체
    카테고리 없음 2015. 10. 30.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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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 영화 한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추락한 사이클 황제랜스 암스트롱(미국)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지난 28일 국내 개봉한 <챔피언 프로그램>이다.

     

    우리나라에서 사이클이라는 스포츠가 비인기종목인 탓에 암스트롱의 이야기는 간간이 스포츠 단신으로 소개되는 정도였지만 세계 최고의 도로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를 비롯해 수 많은 사이클 대회가 연중 열리는 유럽과 암스트롱의 조국인 미국에서 암스트롱의 스캔들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로 받아들여졌다.



    사이클 선수로 활동하다 갑작스런 고환암 투병으로 생사를 넘나드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한 암스트롱은 1996년 다시 선수로 복귀해 1999년부터 2005년까지 7회 연속 '투르 드 프랑스우승을 차지하면서 인간 승리의 살아있는 상징으로 추앙 받았다.


    하지만 암스트롱의 주변에는 꾸준히 암스트롱의 금지 약물 복용(이하 도핑)설이 떠돌았고, 미국 반도핑기구(USADA)가 암스트롱의 도핑 혐의를 입증하는 200쪽 분량 보고서와 1천쪽 분량의 증거자료를 발표하면서 소문은 곧 사실로 밝혀졌다.


    이후 국제사이클연맹(UCI)USADA의 발표를 근거로 2012 10 UCI는 도핑에 적발된 암스트롱의 '투르 드 프랑스' 우승 기록을 박탈하고 그를 영구 제명했다.

     

    자신에게 제기된 도핑 의혹에 대해 끈질기게 관련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던 암스트롱은 결국USADA 보고서 발간 이후인 2013 1월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해 결국 금지약물 사용을 시인했다.

     

    암스트롱의 도핑 스캔들은 영국 선데이 타임즈의 데이비드 월시 기자의 끈질긴 노력으로 세상에 밝혀지게 됐다.


     

    당시 월시 기자는 암스트롱의 도핑 사실을 숨기려는 여러 사람들(소속팀, 스폰서 등)의 조직적인 은폐에 취재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고, 살해위협까지 받았지만 진실을 규명하는 노력을 폭하지 않았고, 결국 암스트롱 도핑 스캔들의 실체를 세상에 밝힐 수 있었다.

     

    영화 <챔피언 프로그램>은 암스트롱이 어떤 과정을 통해 도핑에 접근하게 됐고, 자신의 도핑 사실을 숨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그 주변 사람들은 또 암스트롱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했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 결과 도핑의 귀재암스트롱의 민낯이 스크린을 통해 고스란히 공개된다. 

     

    통상 국내에서 벌어지는 도핑 사건의 경우 선수들이 이런저런 핑계를 댄다. ‘한약을 잘못 먹었다거나 금지약물인지 모르고 복용했다거나 감기약을 잘못 먹었다는 등의 핑계들이다. 그리고 대부분은 실수에 의한 도핑이 이루어진 것으로 결론이 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영화를 통해 드러난 암스트롱의 실체는 최악의 도핑 사기꾼에 다름 아니다.

     

    승리를 위해 도핑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고, 같은 팀 동료들을 도핑의 공범으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도핑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스폰서, 소속팀, 미디어를 움직여 자신에게 도핑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에게 직간접적인 압력을 행사했다.


    암스트롱 덕분에 호황을 누리고 있던 사이클계나 관련 언론들도 암스트롱의 도핑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금기시 하는 태도를 보인다. 당시 암스트롱의 도핑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일종의 불경죄와 같은 것이었다.

     

    투르 드 프랑스 7연패를 달성한 위대한 사이클 선수로서, 그리고 고환암 투병에서 승리한 인간 승리의 상징으로서 암스트롱 스스로 자선단체를 설립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함으로써 스스로를 성역으로 만든 결과였다.

     

    일각에서는 암스트롱이 '거물급 도핑 선수'를 잡아내려는 USADA의 불공평한 조사의 피해자이기도 했다는 의견도 있다.

     

    팻 매콰이드 전 UCI 회장은 올해 초 영국 BBC 라디오 5에서 "(암스트롱)는 분명히 만들어진 희생양이었다" "암스트롱 파문 이후 마녀사냥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USADA는 유명 선수를 원했다" "그들은 무명 선수에게는 관심이 없었고 심지어 유명 선수에 관한 정보를 얻고자 무명 선수들과 거래를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암스트롱 역시 당시 상황에 대해 여전히 억울해 하고 있으며 당시 투르 드 프랑스 상위 입상자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도핑을 했음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암스트롱의 도핑으로 인해 투르 드 프랑스 우승이라는 일생 일대의 기회를 잃어야 했던 수 많은 선수들이 느껴야 했던 열패감과 자괴감, 그리고 좌절감을 생각해 본다면 암스트롱이 현재 느끼고 있는 억울함 역시 그가 가진 뻔뻔함의 또 다른 모습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암스트롱의 도핑 스캔들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있던 스포츠 팬이라면 극장을 찾아 <챔피언 프로그램>을 감상해 볼 것을 권한다.

     

    암스트롱의 스캔들뿐만 아니라 프랑스 전역 약 3,500Km를 달리는 투르 드 프랑스의 생생한 현장을 보는 것도 이 영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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