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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KBL]KEB하나은행, 그보다 더 좋을 수 없었던 '코트반란' 선전포고
    카테고리 없음 2015. 11. 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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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지난 달 31일 구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DB생명과의 2015-2016 KDB생명 여자프로농구 1라운드 개막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승리한 승장부천 KEB하나은행의 박종천 감독의 일성이다.

     

    말 잘하는 박 감독에 대한 기대에 부합하는 한 마디였다. 인터뷰룸에 들어오기 전 단단히 준비하고 들어온 티가 역력했다.


    그 만큼 이날 KEB하나은행이 거둔 승리는 의미 있고 값진 승리였고, 이번 시즌 KEB하나은행이 일으킬 코트 돌풍에 관한 선전포고와 같은 의미를 갖는 승리였다.

     

    지난 시즌 내내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신예 선수들의 경험 부족으로 인해 KDB생명과 탈꼴찌 경쟁을 펼치다 시즌 막판 7라운드에서 리그 최강 춘천 우리은행과 인천 신한은행 등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것을 포함해 5전 전승을 거두며 유종의 미를 거뒀지만 새로운 시즌을 맞이할 KEB하나외환을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은 기대보다는 걱정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시즌이 끝난 이후 정선화, 이유진, 차홍진, 크리스틴 조 등 차기 시즌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할 선수들이 줄줄이 팀을 이탈했고, 일취월장하는 기량에다 빼어난 외모로 여자프로농구 코트의 아이돌로 불리며 큰 인기를 얻고 있던 팀의 얼굴신지현이 무릎십자인대 파열로 아예 이번 시즌 코트를 밟지 못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사진제공: WKBL]


    하지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가 있던 날 만난 박종천 감독은 팀의 어려운 사정과 관련, “어떻게 해서든 만들어 보겠다. 준비하는 것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내 보였다.

     

    그리고 결국 새 시즌 개막전을 맞은 KEB하나은행의 박종천 감독은 자신의 그때 드러냈던 자신감이 결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었음을 증명해 보였다.

     

    이날 개막전 승리가 이 보다 더 좋은 수 없는 승리였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날 KEB하나은행은 지난 시즌 우리은행의 우승을 견인했던 주역으로서 이번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EB하나은행의 유니폼을 입은 포워드 샤데 휴스턴이 1쿼터 시작하자마자 시즌 첫 골을 성공시킨 이후 던지는 슛을 족족 림에 꽂아 넣으며 팀의 리드를 이끌었고, 김정은과 강이슬, 김이슬까지 공격에 가세하면서 KDB생명에 7점차 리드를 잡았다.


     

    다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 준비한 회심의 카드였던 센터 첼시 리가 지나치게 긴장한 탓에 3 27분 만에 파울트러블(3)로 일찌감치 교체된 것을 포함해 팀 전체적으로 파울이 많았던 부분은 불안요소였다.

     

    2쿼터 들어서도 KEB하나외환은 1쿼터에 비해 떨어진 야투율에도 불구하고 빠르고 조직적인 수비와 악착같은 리바운드로 KDB생명과 균형을 이뤄가며 경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았고 결국 40-40 동점으로 전반전을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3쿼터 들어 KEB하나은행은 흔들리기 시작했고 결국 3쿼터 막판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KDB생명 플레넷 피어슨의 포스트 플레이와 한채진의 외곽슛에 번번이 실점을 허용한 반면 KEB 하나은행은 김이슬과 강이슬의 외곽슛이 번번이 실패, 2점차 역전을 허용하고 만 것.

     

    설상가상으로 4쿼터에서는 더욱 더 점수차가 벌어지면서 한때 8점 차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경기 종로까지 6분 이상이 남은 상황이었지만 KEB하나은행 선수들에게는 뒷심부족에 매번 역전패를 당해야 했던 지난 시즌까지의 모습이 오버랩 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사진제공: WKBL]


    하지만 이후 KEB하나은행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김정은의 3점슛을 포함한 연속 득점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KEB하나외환은 이후 첼시 리가 골밑에서 거친 몸싸움과 착실한 리바운드로 중심을 잡아줬고그 사이 휴스턴과 염윤아모스비가 귀중한 득점을 올리며 4쿼터 막판 69-70까지 따라붙었다.

     

    그리고 4쿼터 종로 6.1초전 KDB생명 골밑에서 혼전을 벌이던 와중에 자유투를 얻어낸 첼시리가 두 개의 자유투 가운데 하나를 성공시켜 70-70 동점을 만들었고결국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휴스턴이 4쿼터 약 2 20초를 남기고 5반칙 퇴장 당한 점은 연장전을 준비해야 하는 KEB하나은행에게는 큰 불안요소가 아닐 수 없었다.


     

    이때 첼시 리가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첼시 리는 연장전 들어 팀내 최다인 6득점을 올렸다. 특히 KDB생명에게 2점 차의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고 있던 경기 종료 직전 두 개의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키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KEB하나외환이 이날 보여준 팀 플레이는 박 감독의 말대로 이번 시즌 KEB하나은행이 펼칠 농구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보여줬다고 보여진다.



                      [사진제공: WKBL]


    특히 신지현의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맡은 김이슬, 염윤아의 플레이는 가히 일품이었다. 박종천 감독은 이들 두 명의 가드가 지난 일본 전지훈련을 통해 가장 많은 성장을 이룬 선수로 평가하면서 이날 개막전에서 이들 두 선수의 활약에 대해 기대에 비해 120% 해줬다고 칭찬했다.

     

    박 감독은 국가대표 가드인 KDB생명 이경은과 맞대결을 펼친 김이슬에 대해 이경은을 가지고 놀았다;는 표현을 했고, 염윤아에 대해서는 센스 있는 볼 배급이 돋보였다고 호평했다.

     

    이날 김정은은 손목부상에서 돌아온 지 사흘 만에 코트에 섰음에도 3점슛 2개를 포함해 18득점을 쏟아 부었다. 박종천 감독은 일단 기용했다가 안 좋으면 빼려고 했는데 던지는 것마다 들어가서 깜짝 놀랐다앞으로 손목에 깁스를 하고라도 넣어야겠다는 우스개 소리를 하기도 했다.

     

    김정은은 먼저 전날 밤에 한숨도 못 잤다내가 돌아오기 전까지 다른 멤버들끼리 밸런스가 좋았는데 내가 들어갔다가 팀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수훈선수로 들어왔지만 나 보다는 포인트 가드역할을 잘 해준 김이슬과 염윤아 등 동료들이 잘해줘서 이긴 경기라고 공을 두 명의 가드에게 돌렸다.


                              [사진제공: WKBL]


    김정은은 인터뷰 말미에 첼시 리(13득점 10리바운드)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첼시가 오기 전에는 다른 팀에 비해 우리가 멤버 구성 면에서 객관적으로 밀린다고 생각했는데 첼시가 가세하면서 골밑에 안정감이 생긴 만큼 올 시즌에 감이 좋다며 앞선(가드진)만 흔들리지 않는다면 우리 팀이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힘 주어 발했다.

     

    김정은에 이어 인터뷰룸에 들어온 첼시리와 샤데 휴스턴은 자신들이 팀에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었다특히 팀의 득점을 책임져야 하는 중책을 맡은 휴스턴은 그것이 KEB하나은행이 나를 전체 1순위로 뽑은 이유라며 자신감 있게 이야기 했다이날 휴스턴은 팀내 최다인 27점을 기록했다리바운드도 8개나 걷어냈다.


    인터뷰를 모두 끝내고 인터뷰룸을 빠져나오며 드는 생각은 KEB하나은행 선수들이 현재 매우 좋은 화학적 결합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었다. 팀 스포츠 경기에서 선수들간 팀 분위기 내지 팀웍이 좋은 팀은 언제고 일을 낸다. 시즌이 이제 막 개막한 상황이라 속단할 수는 없지만 KEB하나은행에게는 그런 모습이 보였다.

     

    박종천 감독은 인터뷰 말미에 올 시즌 목표에 대해 우승을 목표로 잡고 플레이오프에 도전하겠다“’골든벨에 도전하겠다고 유쾌한 멘트를 던졌다.

     

    KEB하나외환이 이번 시즌 일으킬 코트 돌풍 내지 코트 반란에 대해 멋진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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