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리우 올림픽 결산]한국 ’10-10’ 목표달성 실패, 오히려 잘 됐다
    카테고리 없음 2016. 8. 21. 22:18
    반응형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폐막을 하루 앞둔 가운데 당초 10개 이상의 금메달을 획득, 종합 메달순위 10위 이내에 들겠다던 한국 선수단의 '10-10' 목표가 사실상 무산됐다.

     

    한국 선수단은 21일 현재(한국시간) 금메달 9, 은메달 3, 동메달 9개로 메달 순위 8위에 올라있다. 대회 폐막까지 한국 선수단에 남은 종목은 메달 획득 가능성이 낮은 남자 마라톤뿐이다.

     

    한국은 이로써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 9개를 따낸 이후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연달아 금메달 13개씩 획득했던 한국은 12년 만에 올림픽에서 10개 미만의 금메달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종합 메달 순위에서도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10위 밖으로 밀려난 이후 2004년 아테네 대회(9)부터 2008년 베이징 올림픽(7) 2012년 런던 올림픽(5)를 거치며 계속 10’에 들었던 한국은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대회 폐막을 하루 앞둔 현재까지는 8위를 달리고 있으나 남은 경기 일정을 고려할 때 10위 이내의 순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단순히 금메달 수만 부족한 것이 아니다. 총 메달 수로 봐도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은 총 21개의 메달을 따내는 데 그쳐 금메달 12, 은메달 10, 동메달 11개로 총 33개의 메달을 수확해 역대 최다 메달을 기록했던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28년 만에 최소 메달을 기록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전종목 석권 목표를 달성한 양궁, 2개 이상 금메달 획득이라는 목표 달성에다 출전 선수 전원 메달 획득이라는 성과를 이룬 태권도, 그리고 대회 막판 한국 선수단에 멋진 금메달을 안긴 여자골프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올렸다.

     

    사격과 펜싱에서도 금메달이 1개씩 나왔지만, 각각 2개의 금메달을 따냈던 4년 전 런던 올림픽에는 미치지 못했다.

     

    우선 4명의 세계랭킹 1위 선수들을 앞세워 금메달 2개 이상을 기대했던 유도에서 충격적인 '노골드'(은메달 2, 동메달 1)의 성적표를 받아 든 것이 한국 선수단의 대회 초반 메달 레이스에 타격을 줬다.

     

    한국 유도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하나도 따내지 못한 대회는 16년 전인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이 마지막으로, 한국 유도는 1984 LA 올림픽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또한 금메달 1개 이상을 기대했던 레슬링과 배드민턴에서 '노골드'가 기록된 부분도 한국 선수단에 적지 않은 충격과 타격을 안겼다.

     


    이외에 금메달까지는 아니더라도 메달권 이상의 성적을 기대했던 남자 축구, 여자 핸드볼, 하키, 배구, 그리고 남녀 탁구 등 구기 종목에서 줄줄이 예선탈락이 이어졌고, 결국 44년만의 단체 구기 종목 노메달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것도 한국 선수단의 분위기를 가라 앉혔다.

     

    여기에다 1948년 런던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올림픽에 참가한 이후 70년 가까이 올림픽에 참가하면서 절대 바뀌지 않고 있는 기초종목(육상, 수영 등)에서의 열세는 한국 스포츠의 기초 부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런 와중에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올린 선수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침울한 표정으로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금메달을 기대했던 선수는 메달을 따냈어도 죄인이었고, 메달을 기대했던 선수가 조기에 탈락했어도 스스로 죄인이 됐다.

     

    이게 과연 선수들만 죄인이 된다고, 그래서 이 선수들이 다음 올림픽 또는 아시안게임을 위해 또 살인적인 훈련을 감내하는 것으로 해결될 문제일까?

     

    이번 리우 올림픽은 한국 스포츠의 기초와 저변이 부실한 데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다. 언제 일어났어도 일어났을 일이다. 지난 두 차례 올림픽에서 13개의 금메달을 따냈다는 사실이 한국 스포츠계 전반에 착시현상을 일으켰다고 볼 수 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의 메달 퍼레이드가 한국 스포츠계에 일으킨 착시현상으로 인해 국가대표 선수의 선발과 체육단체 임원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학연과 지연으로 묶인 인맥이 실력을 이기는 상황이 만연해 있고, 대한체육회가 사실상 문화체육관광부의 아바타가 되어 버린 현실, 또한 학원 스포츠 현장에서 횡행하는 승부조작, 심판매수, 성폭력을 포함한 각종 폭행 등 부조리들이 가려져 왔던 것이 사실이다.

     

    어찌 보면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한국이 따낸 9개의 금메달도 한국 스포츠계의 한심한 현실을 생각하면 지나치게 화려한 성과다.

     


    대한체육회는 멀쩡히 국가대표 선수 자격을 지닌 선수를 정부 입김에 휘둘려 올림픽 출전을 막았고, 리우 올림픽 현장에서 경기에 집중해도 모자라는 주축 선수에게 선수단 통역의 역할을 떠 안겼다. 이것이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10’을 꿈꿨던 한국 스포츠의 자화상이다.

     

    따라서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당초 목표로 했던 10-10 목표 달성의 실패는 한국 스포츠계 전반에 주제파악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10-10 목표 달성 실패는 오히려 잘 된 일이다.

     

    사실, 메달 수와 종합 메달순위가 선수단 전체의 목표로 설정되는 것부터가 유치하고 고루하다.

    반응형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