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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근 감독, 마침내 ‘실패한 지도자’로 규정되다
    카테고리 없음 2016. 8. 30.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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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근 감독은 실패한 지도자다

     

    결국 이런 기사까지 나오고 말았다. 30일 나온 스포츠한국의 기사 제목이다이 기사의 제목을 문구 그대로 해석하면 김성근 감독의 지도자 인생 전부를 놓고 실패라는 평가를 내린 셈이다


    기사 제목의 무게를 감안할 때 기사 내용은 김성근 감독의 지도자 생활 전체를 꿰뚫는 통찰이 담겨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기사 내용에는 올 시즌 현재까지 김성근 감독과 한화 이글스의 상황에 한정되어 있다.


     

    문제의 기사가 작성된 것은 최근 김민우, 권혁, 송창식 등 한화 투수진의 잇따른 부상과 통증으로 인한 팀 이탈이 직접적인 계기가 된 듯하다. 물론 이에 앞서도 윤규진, 안영명, 이태양 등 한화의 주전 투수들은 거의 모두 이번 시즌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일을 겪었다.

     

    이런 상황이 시즌 내내 지속되자 일부 언론에서는 김성근 감독이 선수들을 지나치게 혹사시키고, 팀의 미래를 책임질 가능성 있는 유망주들을 내치는 대신 단기간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킬 수 있는 몸값 높은 선수들로 엔트리를 채웠다고 지적했다. 결코 틀렸다 할 수 없는 지적이다.

     

    하지만 해당 기사가 작성된 진짜 이유는 따로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자는 최근 김 감독이 취재진들 앞에서 자신을 둘러싼 혹사 논란에 대해 약 50분 가까이 입장을 밝힌 부분을 일장연설로 표현하며 자기합리화를 위한 변명으로 규정했다. 기사가 작성된 진짜 이유가 여기에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기자는 기사에서 본인에게 향해있는 비난의 손가락을 모두 피한 채 선수의 잘못된 폼 문제를 거론하거나 타 팀의 혹사 문제를 끌어들였고, 대한민국 전체에 만연한 혹사 문제로 본질을 흐리기까지 했다.” 고 비판했다.

     

    이와 같은 김 감독의 입장 표명이 기자 입장에서는 책임회피성 발언으로 들렸을지 모르겠다. 또 기자들이 김성근 감독의 입으로 직접 듣고 싶은 말의 취지와 거리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이 누군가를 비판할 때는 지켜야 할 금도라는 것이 있다. 김성근 감독과 같은 노장의 지도자 경력 전체를 평가하는 의미가 담긴 제목을 내세운 기사로 비판을 가할 때는 더더욱 그렇다.

     

    김 감독이 자신을 둘러싼 비판과 논란을 피하기 위해 경기에서 리드하던 팀이 역전의 위기에 처했을 때 필승조를 투입하지 않고 벤치에 앉혀둔 채 팀이 역전패하는 장면을 지켜보게 했다면 과연 벤치에 앉아서 그 광경을 지켜본 투수들은 김성근 감독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가졌을까?

     

    승부의 세계에는 승부의 세계에 인생을 바친 사람들만 이해하는 심리가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온몸이 통증으로 만신창이가 된 상황에서도 내가 아니면 이 경기를 이길 수 없다는 느낌이 들면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통증을 감추고 참아가며 경기 속으로 뛰어들게 된다는 것.

     

    지금까지 한국 스포츠가, 그리고 한국 야구가 세계가 인정하는 강한 면모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와 같은 강한 승부욕이 배경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감독이 비판 받아야 한다면 그의 지도 스타일이 최근 야구 지도자들의 보편적인 스타일이 아닌 올드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지도자 인생 전체를 싸잡아 실패라고 규정하는 것은 분명 도를 넘어선 것이다.

     


    언론의 자유가 헌법으로 보장되어 있는 대한민국에서 대통령도 거침 없이 비판하는 언론이 야구감독 한 명 비판하는 것이 그다지 대단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 누구를 비판하든 비판의 내용과 정도가 적절해야 그 보도를 접하는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

     

    기자는 기사에서 김성근 감독이 야구를 통해 인생의 참된 교훈을 주고자 했다면 그는 이미 실패한 지도자라고 했다. 그런데 김성근 감독은 어디서고 스스로 누군가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 야구감독을 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또 기자는 기사에서 김 감독을 실패한 지도자라고 감히 언급했지만 그가 평생 실패한 지도자로 기억되지는 않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이건 또 무슨 횡설수설인가.

     

    이번 김성근 감독에 대한 스포츠한국의 비판이 오로지 김성근 감독과 일부 한화 팬들의 감정을 자극하기 위해, 또는 클릭수와 댓글 욕심에 일부러 자극적인 제목을 내세운 것이라면 언론이 휘두를 수 있는 칼을 잘못 휘두른 대표적인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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