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다 마오가 지난 16일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팀 트로피 대회 쇼트 프로그램에서 75.84점이라는 '퍼스널 베스트' 점수로 1위에 오른 것을 두고 <데일리안>에서 매우 '섹시한' 보도가 나왔다.
<데일리안>은 17일 '김연아 쌩얼 화제, 아사다 마오는 ‘뻥튀기 점수’ 논란'이라는 제하의 보도에서 이번에 아사다가 얻은 점수에 대해 "국가대항전 성격의 팀트로피는 ‘비공인 대회’이며, 일본 홈에서 열려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고 언급, 아사다의 점수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그렇다면 <데일리안>의 이와 같은 지적은 누구의 견해를 근거로 한 보도일까? 그 해답은 바로 그 아랫줄에 나와 있었다. 예상대로 그런 견해를 밝힌 주체는 역시 한 정체불명의 네티즌이었다.
<데일리안>은 보도에서 한 네티즌의 주장을 소개했다. 이 네티즌은 “팀트로피는 아사다 마오 기를 살려주는 대회일 뿐”이라며 이날 아사다가 구사한 '3회전 반-2회전 점프’를 언급하며 “사실 느린 화면으로 보면 3회전-1회전 점프였다. 도약 전 스케이트 날을 지면에 반 회전 비비면서 점프했다. 심판들 눈은 장님인가. 아니면 대놓고 아사다 마오 기 살려주기로 합의 봤나”고 힐난했다.
이 네티즌은 이어 “이날 각각 2위와 3위를 한 캐나다의 로셰트와 일본의 미키 안도는 소수점까지 똑같은 62.08점을 받았다. 아사다 마오와 무려 10점 이상 차이나는 격차다. 그러나 두 선수는 세계선수권에서 ‘실력’으로 아사다 마오를 순위권 밖으로 몰아내고 각각 은메달, 동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데일리안>이 네티즌의 지적을 소개하면서 이런 주장을 한 네티즌이 어느 사이트 어느 게시판에 글을 올린 어떤 필명 또는 ID를 쓰는 네티즌인지도 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이 기사를 작성한 기자가 이 네티즌이라는 추측도 가능하지 않을까? 더 큰 문제는 <데일리안>의 이번 보도에 실명을 밝힐 수 있는 피겨 전문가의 코멘트가 단 한 줄도 들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오로지 정체불명의 한 네티즌의 주장을 '논란'이라는 편리한 제목을 붙여 기사로 작성, 낚시질을 하고 있는 셈이다.
뻔한 이야기겠지만 이번 보도의 배경은 안봐도 눈에 선하다. 대략 이 기사를 작성한 기자가 어느 사이트들을 둘러봤을지도 대략 짐작은 간다. 그러나 한 눈에도 객관적이지도 않고, 균형감각도 잃어버린 일개 네티즌의 주장을 마치 저명한 전문가의 견해인양 보도한 부분은 백번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 보도는 김연아가 받은 세계 최고점은 실력으로 얻어낸 점수고 이번에 아사다가 받은 점수는 홈 어드밴티지로 따낸 '뻥튀기'된 점수라는 주장을 정체불명의 네티즌의 글을 빌어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만약 이번 보도를 ISU의 관계자들이 봤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한 마디로 ISU와 ISU가 개최한 팀 트로피 대회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그 대회에 참가한 선수에게 채점을 한 심판들을 모두 바보로 만든 이 기사를 보고 과연 한국 선수들이 곱게 보일까? 이런식의 보도는 결코 김연아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여진다.
<데일리안>은 국내 인터넷매체 가운데 나름대로 그 위치를 인정받는 매체다. 그런 매체라면 보도에 있어 최소한의 품위를 지켜줄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번 보도는 그야말로 보도의 기본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보도였다. 객원기자가 쓴 기사라 해도 그 책임은 엄연히 <데일리안>의 몫이라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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