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누리2009/05/26 16:4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시즌 5관왕 등극이 좌절됐다.

 

맨유는 20일(한국시간)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8-2009 잉글랜드 FA컵 준결승전에서 에버튼과 정규 경기시간과 연장전을 합쳐 120분간 공방을 벌였으나 0-0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뒤 승부차기에서 2-4로 패해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맨유에게 남은 우승타이틀은 정규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두 개 타이틀. 최대 쿼드러플 달성 가능성은 아직 살아있는 셈이다.

 

이번 FA컵 4강전 결과를 두고 한편에서는 에버튼에게 승운이 따라줬다는 편가를 내리고 있으나 다른 한 편에서는 이번 결과가 퍼거슨 감독의 미필적 고의가 작용한 패배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팀 전체적으로 체력적인 고갈로 매 경기 고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남은 타이틀 모두를 얻겠다고 달려들었다가 오히려 남은 타이틀 가운데 어느 하나도 손에 넣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퍼거슨 감독이 정규 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집중하기 위해 FA컵을 사실상 포기했다는 분석인 셈이다.

 

실제로 에버튼과의 준결승에 퍼거슨 감독이 내민 스쿼드는 가히 충격적이라고 할 만 하다. 선발 출장한 11명의 선수 가운데 주전급이라고 할 만한 선수는 중앙수비 콤비인 비디치와 퍼디낸드, 미드필드에서 안데르송과 박지성, 그리고 스트라이커에 테베즈 등 5명에 불과했고, 골키퍼를 위시한 나머지 6명의 선수들은 마케다, 웰백, 파비오-하파엘 형제 등 모두 신예 선수들을 기용했다. 긱스, 루니, 호날두 등 맨유의 간판 선수들은 아예 벤치 멤버 명단에서도 이름을 올리 않았다.

 

반명 에버튼은 일주일 가량 휴식을 취해 최상의 컨디션을 갖춘 최정예 멤버들이 선발출장, 맨유를 잡고 결승에 오르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 결과 맨유는 이날 전반적으로 에버튼에 밀리는 경기를 펼쳤고, 박지성 역시 후반전에 한 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날린 것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퍼거슨 감독은 일반적인 리그 경기에서와는 다르게 이날은 벤치를 박차고 나와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선수들에게 직접 작전지시를 내리거나 개별 선수에 대한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큰 경기 경험이 적은 어린 선수들에게 경기의 비중이 주는 중압감을 잊고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려는 감독으로서의 노력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맨유는 젔다. 그것도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를 벌인 끝에 결승행 티켓을 내줬다. 그런데 맨유 퍼거슨 감독이나 맨유의 팀 분위기는 그다지 나쁘지 않아 보인다. 퍼거슨 감독은 경기중 웰백이 상대 수비수의 발에 걸려넘어진 상황에서 심판이 페널티킥을 주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패배라는 결과에 대해 크게 충격을 받거나 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퍼거슨 감독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몇 주째 일주일에 두 번씩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아스널과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준결승 경기를 위해 주전 선수들에게 체력 안배의 시간을 부여했다 " 며 " 젊은 선수들이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와 자신감을 보여줬다. 결과만 좋지 않았을 뿐 " 이라고 말했다.

 

이 한마디로 퍼거슨 감독은 팀의 미래인 젊은 선수들에게 큰 경기 경험을 쌓게 하는 실습의 기회로 FA컵을 선택했고, 이 경기에서 이기면 좋겠지만 패배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스스로의 미필적 고의를 만천하에 사실상 공개한 셈이다.

 

퍼거슨 감독의 선택으로 FA컵 우승과 시즌 5관왕 등극은 물건너 갔지만 맨유는 그 대신 정규리그 포츠머스(23일)전과 토트넘 홋스퍼(26일)전에 최정예 스쿼드를 낼 수 있게 됐다. 이 두 경기에서 맨유가 승리를 거둔다면 정규리그 3연패 고지를 향한 8부 능선 이상을 넘게 된다. 그렇게만 된다면 맨유는 일단 트레블을 어느 정도 확정지은 상태에서 홀가분하게 UEFA 챔피언스리그 2연패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퍼거슨 감독의 선택과 집중이 맨유에게 4관왕이라는 영예를 안겨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Posted by 에디터 J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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