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누리2009/05/26 16:48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유치가 확정된 이후 한국 육상계는 그야말로 깊은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올림픽, 월드컵 축구와 함께 세계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로 꼽히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한국에서 열리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홈 팬들에게 내세울 만한 한국 선수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한육상경기연맹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얼마전 대구세계육상선수권을 겨냥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내용의 대대적인 유망주 육성 프로젝트를 발표하기는 했으나 포상금이라는 당근책만으로 단기간에 세계적 수준의 선수가 나온다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었다.

 자국의 스타 플레이어가 없는 국제 대회에 흥행이 될리가 만무하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대구세계육상의 실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와중에 한국 육상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선수가 바로 여자 장대 높이뛰기의 임은지다.

 임은지는 22일 안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13회 전국실업육상경기대회 여자부 장대높이뛰기에서 4m25를 넘어 한 차례 한국신기록을 세운데 이어 다음 시기에서 4m35까지 뛰어넘어 하루에 2개의 한국기록을 갈아 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달 26일 대만 짜오퉁에서 열린 '2009 대만국제장대높이뛰기' 여자부 결승 3차 시기에서 4m24를 넘은 이후 한 달도 되기 전에 경신한 한국신기록이다.

특히 이번 기록은 또한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출전 기준기록(B기록)으로 임은지는 이로써 오는 8월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나갈 수 있게 됐다. 국내 장대높이뛰기 여자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획득한 것은 임은지가 처음이다.

더욱더 놀라운 사실은 임은지가 이전부터 장대 높이뛰기 선수가 아니었고, 허들, 7종 경기, 세단뛰기 등을 하다 장대높이뛰기 선수로 전향한지 불과 1년 6개월 정도 밖에 안됐다는 점과 공식 대회 출전 1년여만에 자신의 기록을 무려 85cm나 향상시켜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정도 수준이라면 가히 '한국의 이신바예바' 내지 '육상의 김연아'로 불려질만 하지 않은가? 임은지의 등장으로 한국 육상은 대구세계육상에서 한국의 스타로 내세울 수 있는 확실한 선수 한 명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마라톤에 이어 올림픽에서 메달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유망주를 선수를 얻게 됐다.

임은지의 등장 이전에도 한국에는 최윤희라는 장대높이뛰기 1인자가 있었지만 이제 최윤희는 2인자로 밀리게 됐다. 사실 임은지는 최윤희가 7-8년에 걸쳐 이룬 성과를 불과 수개월만에 수개월만에 넘어섰고,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기준기록까지 넘어섰기 때문이다.

임은지는 신장 174㎝에 체중 56㎏으로 이신바예바와 비슷한 신체조건을 지니고 있으며 다양한 다른 육상 종목을 거치면서 스피드와 근력, 점프력이 잘 길러진데다 악바리 근성에 집중력꺼지 겸비,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다만 장대높이뛰기 선수로 전향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도움닫기, 장대를 땅에 짚고 하늘로 솟구치는 동작 등 기초가 부족한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으나 이는 시간과 꾸준한 훈련이 해결해 줄 문제다.

현재 여자 장대높이뛰기 세계기록은 엘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가 보유하고 있는 5m5 이며, 아시아기록은 가오슈잉(중국) 4m64. 작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가오슈잉이 4m45를 뛰는데 그쳤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임은지가 4m60 정도의 기록만 달성할 수 있다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노려볼만하다. 이렇게 되면 임은지는 '한국의 이신바예바'를 넘어 '아시아의 이신바예바'로 도약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다음은 2012년 런던올림픽이 기다리고 있다. 임은지가 올림픽에서 메달권에 들 수 있다면 이는 한국 육상 역사에 커다란 획을 긋는 일대 사건이 될 것이다.

육상연맹은 오는 6월 국내 시즌이 끝나는대로 임은지와 최윤희를 유럽 또는 다른 국가의 상급훈련센터로 보내 선의의 경쟁을 유도할 계획이며, 여자 장대높이뛰기를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집중 육성 종목으로 키울 계획이다.

수영의 박태환, 피겨 스케이팅의 김연아가 그랬듯, 임은지는 육상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을 단숨에 뒤바꿔놓을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육상 관계자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그야말로 임은지의 두 어깨에 한국 육상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육상의 미래를 짊어진 '장대소녀' 임은지의 위대하고 아름다운 비상을 지켜보자

 

 




Posted by 에디터 J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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