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의 신재민 제1차관이 강원도 평창의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 '삼수'에 대한 정부 승인 문제에 대하 '깐깐한 심사'를 예고해 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신재민 차관은 24일 오전 세종로 문화체육관광부 기자실에서 가진 정례간담회에서 "국제대회가 무조건 국익과 국가 브랜드를 높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올림픽 국내 유치 후보지가 된 평창에 대해 내실있게 심사할 생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신 차관은 이어 "지금까지 국내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대해 내실있는 심사를 하지 않았다. 평창을 두고 KOC가 심사를 했겠지만 정부와 관점은 다를 수 있다"며 "예전에는 KOC가 승인하면 국익에 도움을 따지지 않고 진행했는데 우리 사회가 정상에 올라온 만큼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타당성을 따져 봐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만약 승인이 되지 않을 경우, 강원도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질문에 신 차관은 "KOC가 승인했다고 바로 통과해야 하나?"고 반문한 뒤 "정부가 그러면 안 된다. 절차는 절차대로 밟아가야 된다. 누구나가 다 승복할 수 있는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야 된다"고 답했다.
평창은 지난 23일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임시위원총회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 국내 유치 후보도시로 선정됐고, 과거의 관례로 비춰볼때 이에 대한 정부 승인은 사실상의 통과의례로 여겨졌다.
그러나 신재민 차관의 이날 발언은 평창의 동계올림픽 '삼수'에 대해 '정부의 심사가 과거와는 다르게 깐깐하게 진행될 것이고, 그 결과 평창의 동계올림픽 '삼수' 도전이 국내 절차에서 무산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 발언이라는 점에서 평창으로서는 뜻밖의 복병을 만난 셈이다.
평창이 체육계와 정부의 '고래싸움'에 등이 터지는 '새우' 신세가 될 위험에 직면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도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체육계와 정부는 적지 않은 갈등을 빚어 왔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공공연히 노무현 정권 시절에 자리를 차지한 체육 단체장들에게 사퇴를 요구해 당사자들과 갈증을 빚었음은 물론 프로야구를 관장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종재 선임 문제를 두고도 프로야구 구단주들과 갈등을 빚었다. 특히 대한체육회와 KOC의 분리를 추진하려 했다가 오히려 체육계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하자 이를 철회하고 체육계에 맡기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장면은 정부의 자존심에 상처를 안긴 장면이었다.
이와 같은 정황을 고려해볼때 신 차관의 이날 발언은 그동안 체육계의 저항에 끌려가는 모양새로 비쳐지던 정부가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 '삼수'에 대한 승인을 빌미로 체육계 길들이기에 나설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평창이 희생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정부가 심사 과정에서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여러 군데 있지만 특히 그 동안 평창이 두 차례 동계올림픽 유치에서 실패하며 써버린 막대한 예산 문제는 이번 승인 심사 과정에서 '판도라의 상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평창이 지난 두 차례 동계올림픽 유치에 쏟아부은 비용은 발표된 것만 450억원 가량이다. 그러나 이 수치를 그대로 믿는 이는 거의 없다, 그 몇 배의 비용이 들어갔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 것이 사실이고, 민주노동당에서는 실제로 유치 추진 비용에 대한 조작의혹을 제기하는 한편 유치 비용의 전면 공개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 문제를 정부가 들춰내기 시작한다면 평창에 대한 여론은 급속히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다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 의사를 표명한 부산의 움직임도 평창에게는 여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 아니다. 부산시에서 공공연히 동계올림픽보다 하계올림픽 유치가 파급효과가 크다는 논리를 앞세워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 재도전에 대해 사실상의 방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심사 내용에 따라 여론 몰이를 하며 '평창 불가론'을 퍼뜨릴 가능성도 충분하다.
따라서 신재민 차관의 이날 '깐깐 심사 발언'은 여러 모로 평창에게는 기분이 좋지 않는 뉘앙스의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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