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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누리2009/10/08 10:02

최홍만이 또 졌다.

뇌종양 수술 이후 입식타격 격투기 'K-1'에서 뚜렷한 하향 곡선을 그리다 설 자리를 잃어버렸고, 지난해 12월부터 종합격투기로 방향을 전환, '드림' 무대에서 활약했지만 스포츠라기 보다는 우스꽝스러운 스랩스틱 코미디 같았던 호세 칸세코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을 뿐 지난 6일 일본 베테랑 프로레슬러 미노와맨에게 기권패를 당하면서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마저 그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

한편으로 보면 미노와맨 같은 그라운드 기술에 능한 선수가 아닌 타격기술을 주무기로 하는 선수가 최홍만의 상대였다면 경기 양상이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가져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최홍만과 같은 피를 가진 한국인으로서 가지는 '몽니'에 가까운 바람일 뿐 그야말로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상대의 경기 스타일을 가리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하겠다.

최홍만이 K-1 무대에서 밥 샙, 세미 슐츠, 제롬 르 밴너, 레미 본야스키, 바다 하리 등 K-1 최정상급 선수들을 상대로 경기를 펼쳐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하며 그 무대의 메인 이벤터로서 활약하는 상황에서 그는 그대로 한 명의 파이터였다. 다른 선수들보다 월등히 큰 신장이 최홍만을 보는 이들로 하여금 '싸움 못하는 거인'이라는 인식을 초기에 심어준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실전에서 대스타들을 상대로 거침없는 '맞짱'을 감행하는 모습을 본 K-1 팬들은 구경거리로서의 최홍만이 아닌 '파이터 최홍만'을 인정했다.

그가 씨름선수를 관두고 K-1 무대로  진출할 당시 국내 씨름인들로부터 '한국의 천하장사가 일본의 오락용 격투기 이벤트의 소모품으로 전락해 씨름의 명예를 더럽힌다'는 비난을 받았지만 세계적인 파이터들을 상대로 연일 선전을 펼치는 최홍만에게 그런 비난은 더이상 따라붙지 않았다.

그러나 최홍만이 스피드와 타격능력을 겸비한 그야말로 전문 파이터들이 득세하는 최근의 K-1의 추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결국 종합격투기 무대로 떠밀리듯 전향한 이후 그는 그야말로 이벤트용 선수 내지 구경거리 선수로 전락하고 만 느낌이다.

냉정히 말하자면 최홍만은 이제 격투기 선수로서 설 자리가 없어졌다. 종합격투기 선수로서 그의 체격적인 조건과 그로부터 나오는 타격의 힘은 강력하지만 느리고 무디다. 상대방을 링 바닥에 쓰러뜨릴 수는 있어도 조르거나 꺾거나 눌러서 '탭 아웃'을 받아낼 능력이 없고, 타격을 가해 이길 수 있는 능력도 현저히 떨어진다.

미노와맨에게 진 이후 최홍만은 인터뷰에서 "내게 무슨 문제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지만 그가 바보가 아닌 이상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모를리 없다. 일부 언론에서는 최홍만이 자신보다 키가 43cm나 작은 미노와맨에게 진 것을 '굴욕' 내지 '치욕'으로 표현하기도 했지만 베테랑 프로레슬러인 미노와맨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며 최홍만을 이겨서 이상할 것이 없는 파이터다.

문제는 최홍만의 미래다.

이제 서른살도 안된 젊은 청년이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수 만은 없는 노릇이다. 최홍만 본인은 일본 격투 무대에서 계속 활약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지만 그게 순수하게 최홍만 본인의 입장인지 '계약서'에 따른 입장인지 알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최홍만은 이제 정말 스스로의 명예를 지키고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무대를 찾기 위해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됐다. 그리고 그런 고민에 대한 정답에 가까운 대안은 최홍만이 다시 샅바를 매고 모래판에 서는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최홍만이 씨름계를 떠날 당시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은 정말 많이 변해있다.

선수로서 최홍만이 씨름판에 다시 들어온다면 격투기 선수로서 활약하면서 받는 파이트 머니하고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돈을 받겠지만 씨름선수로서 다시 메인 이벤터로서의 입지를 되찾을 수 있다.

부수적으로는 CF 출연이나 과와 활동을 통해 대중과 좀더 가깝게 호흡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으로써 최근 일본 오락 프로그램에서 보인 부정적 모습이나 일본 영화에 닌자역으로 출연해 국내 팬들의 공분을 산 일에 대해서도 나름의 해명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질 것이다. 
 
씨름계는 현재 많은 변화를 겪고 있지만 한 단계 도약을 위한 성장통을 겪고 있을 뿐 존폐의 위기를 격정해야 하는 시기는 절대 아니며 오히려 미디어의 관심 안으로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태현, 김경수 등 왕년의 천하장사들이 다시 모래판으로 돌아오는 이유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최홍만까지 모래판으로 돌아온다면 씨름은 다시 한 번 대중들의 큰 관심을 받는 스포츠로서 도약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최홍만에게 다시 한 번 말해 주고 싶다. 이제 그만 고단했던 링에서 내려와 고향과도 같은 모래판에 다시 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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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쩝..

    컴백하는거니 뭐 그럴수도잇겟지만 역시 격투기쪽이 안되니까 쉬운 씨름을(씨름 자체가 쉽기보단 홍만이 체격에는...) 찾는달까 뭐 그런생각이 들수밖에 없겟네요. 잽이 슬로우모션으로 보일지경이여서 속터질때가 많앗지만 그래도 우직하게 싸우는모습은 볼만햇는데 안타까워요

    2009/10/19 11:54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