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새벽 귀국한 박찬호는 이날 오전 강남구 역삼동에 세운 자신의 피트니스클럽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년 시즌에도 잘 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며 "우선순위를 두자면 팀 분위기가 편안한 곳, 선발로 뛸 수 있는 곳, 월드시리즈에 또 나갈 수 있는 팀이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올해 이기는 경기에 자주 등판하면서 나 자신이 강해진 느낌을 받았다."는 말로 불펜투수로서 활약하며 팀 승리에 징검다리를 놓는 역할을 한 것이 자신감 회복에 도움이 됐음을 밝히면서도 "그러나 아직 선발에 대한 꿈을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입장은 필리스 구단의 입장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박찬호는 자유계약선수(FA)로서 필리스를 포함한 다른 구단들과 자유롭게 입단 협상을 벌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소한 필리스와 재계약하기 위해서는 선발에 대한 욕심을 버려야 한다.
그러나 이날 박찬호가 월드시리즈에 나갈 수 있는 팀 보다는 선발로 뛸 수 있는 팀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박찬호의 입장에 변화가 없고 필리스에 찰리 매뉴얼 감독이 계속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이상 내년 시즌에 박찬호가 필리스에서 활약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필리스 역시 구단 내부적인 사정을 고려할 때 박찬호를 잡기가 만만한 상황이 아니다. 미국의 웹 사이트 <필리버브스닷컴>은 최근 보도에서 루벤 아마로 주니어 필리스 단장이 예산상의 이유로 선발요원인 조 블래턴이나 박찬호 중 한 명을 잡고 나머지 한 명과는 결별할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박찬호가 선발투수로서의 고집을 꺾지 않는 상황에서 연봉에 관한 부분까지 구단에 부담을 안기는 상황이 된다면 필리스의 선택을 예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그렇다면 박찬호가 내년 시즌 선발로 뛸 수 있는 팀을 구할 가능성이나 전망은 어떨까?
물론 올 시즌 FA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되는 선발 투수들을 살펴보면 존 래키(LA 에인절스), 제이슨 마퀴스(콜로라도), 리치 하든(시카고 컵스), 조엘 피네이로(세인트루이스), 랜디 울프(LA 다저스) 등 예년에 비해 수준급 선수들이 많지 않은 상황인 점은 분명 괜챦은 상황이다.
또한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사 <일라이어스 스포츠 뷰로>가 10일 발표한 2010년 FA가 된 선수들의 포지션별 랭킹에 따르면 박찬호는 상위 20~40%인 B 타입으로 분류됐다. 분명 괜챦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는 불펜투수로서의 랭킹이다. 선발투수로서의 기회를 찾는 박찬호에게는 별 영양가 없는 데이터인 셈이다.
이미 박찬호를 선발투수로 인식하고 있지 않고 있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을 상대로 '선발투수 박찬호'를 팔아야 하는 상황은 박찬호에게 분명 약점이다. 또한 박찬호가 선발투수로 뛸 수 있는 팀을 잡는다 해도 월드시리즈와는 거리가 먼 약팀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어서 그의 아시아 최다승 투수를 향한 승수 쌓기는 물론 월드시리즈 무대 재진출 가능성도 안개속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2009 시즌 불펜투수로서 그야말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박찬호에게 2010 시즌을 앞둔 스토브리그가 만만치 않을 것임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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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의지가 확고하다면 뭐 선발로 뛰어야 하겠지만
2009/11/10 23:08 [ ADDR : EDIT/ DEL : REPLY ]제가 감독이라면 30대 후반에 미들맨 출신의 투수를 선발로 기용하지는 않겠네요
약팀이라면 가능하긴 할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