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이 지난 1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생드니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프랑스와 아일랜드간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유럽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프랑스의 승리를 결정지은 골이 연결되는 과정에 나온 티에리 앙리의 이른바 '신의 손' 사건이 앙리의 명백한 핸드볼 파울임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일랜드 측이 제기한 재경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FIFA는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경기 결과를 되돌릴 수 없으며 재경기도 없다. 규정에도 명시됐듯 경기에서는 주심의 결정에 따라야 하며 이것이 최종 결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로써 프랑스는 남아공 월드컵 진출이 확정됐고, 아일랜드는 4년 뒤를 기약하게 됐다.

이번 사건은 프랑스 언론들이나 팬들 조차 민망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시선 탓인지 앙리는 20일 유럽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공정한 방법은 재경기가 열리는 것(fairest solution would be to replay the game)"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프랑스축구협회(FFF)는 21일 "우리도 오심의 희생양이 된 적이 있기에 아일랜드의 침통함을 이해한다."면서도 "FIFA가 내린 결정은 최종적인 만큼 아일랜드의 이해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앙리의 핸드볼 파울도 맞고 그로 인해 정당하지 못한 결과가 나온 것도 맞지만 그런 결과가 유효한 결과로 인정된 책임은 FIFA에 있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그러나 과연 이 문제가 이렇게 끝나버리는 것에 대해 '페어 플레이', '신사적인 플레이'를 강조하는 축구가 과연 스스로의 정신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는 팬들도 많을 것이고, 이런 식이라면 프로레슬링과 축구가 다를바 없다고 느끼는 팬들도 많을 것이다.

필자는 이번 문제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서 해결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종목은 다르지만 한국 핸드볼의 경우 2008 베이징올림픽 예선에서 심판들의 조직적인 편파판정을 CAS에 제소해 재경기 결정을 이끌어냄으로써 올림픽 본선 무대에 선 전례가 있다.

이번 앙리의 '신의 손' 사건과 관련해서는 일단 축구에서 당해 경기에서는 그 경기의 심판이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고 그 결과는 뒤바뀌지 않는다는 FIFA의 규정이 과연 스포츠 정신을 제대로 구현하고 있는지 가려야 할 필요가 있고, 이번 프랑스와 아일랜드의 경기에서 승부를 결정지은 윌리엄 갈라스의 골이 앙리의 명백한 핸드볼 파울에 이은 어시스트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이 명확함에도 재경기를 하지 않는 것이 정당한 결정인지에 대해서도 시시비비를 가릴 필요가 있다. 


앙리가 이미 '재경기 카드'가 이번 문제의 해결에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밝힌 만큼 아일랜드 측에서 이번 문제 해결을 위해 CAS에 대한 제소절차를 밟자고 프랑스에 제의한다면 프랑스로서도 마냥 거절할 수 만은 없을 것이다. FIFA 역시 CAS 제소 절차를 통해 스스로 가진 규정의 개정 필요성을 고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고려할 만한 카드가 아닐까 생각한다.

일각에서는 다음달 5일 월드컵 조추첨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간상 재경기를 치르기에 촉박하다는 주장을 하지만 프랑스를 일단 잠정 출전국으로 올려놓고 조추첨을 한 뒤 재경기 결과에 따라 프랑스가 배정된 자리에 프랑스가 그대로 있던지 프랑스의 자리를 아일랜드가 채우는 방법을 택한다면 시간적인 제약 문제도 해결이 된다. 

CAS에서도 FIFA의 규정에 따라야 하고 재경기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날 수도 있다. 또 그 반대의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 

어떤 결론이 나든 이번 문제는 분명 CAS에서 모든 쟁점들이 매듭지어져야 '가해자' 프랑스, '피해자' 아일랜드, 페어플레이라는 가치에 반하는 결과로 인해 권위를 위협받고 있는 FIFA, 그리고 전 세계의 축구팬들 모두가 스스로를 추스릴 근거를 갖게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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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디터 J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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