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희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위건 애슬래틱 입단을 앞두고 있다.
위건의 브루스 감독은 조원희로 하여금 최근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한 수비형 미드필더 팔라시오스의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상대 공격의 예봉을 꺾고 공격의 실마리를 푸는 역할을 기대한다는 의미다.
앞서 조원희는 AS모나코의 입단 테스트에서도 합격점을 받기도 했다. 모나코 구단의 입장에서 비 유럽 선수 보유제한에 걸려 조원희를 놓쳤지만 위건이 조원희의 기량에 합격점을 준 이유와 같은 이유로 조원희를 영입하려 했음은 쉽게 짐작해 볼 수가 있다.
이렇듯 조원희가 유럽의 2개 구단의 입단테스트를 모두 통과할 만큼 가치를 인정받은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한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조원희를 놓쳐 고민에 빠져있을 수원삼성의 차범근 감독이라고 할 수 있다.
조원희는 딕 아드보카트 감독(러시아 제니트)이 이끌었던 2006 독일월드컵 대표팀에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발탁되어 독일까지는 갔지만 단 1분도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했다. 주전 송종국의 몸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그 공백을 조원희가 아닌 주로 왼쪽 측면 수비를 담당하던 이영표가 메꾸면서 조원희에게는 기회가 돌아오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조원희가 스피드와 투지가 좋지만 대인방어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약점으로 꼽고 있었다. 결국 아드보카트 감독도 이런 지적에 동의한 셈이다.
독일월드컵 이후 차범근 감독은 김남일을 스리백 수비의 중앙 수비수로 돌리는 대신 그 공백을 조원희로 메웠다. 이후 김남일이 일본으로 떠나자 조원희는 아예 수원의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로 입지를 굳혔고, 대표팀에서도 같은 역할을 부여받았다.
차범근 감독이 좁은 측면 공간에서 드넓은 미드필드로 조원희의 무대를 옮겨준 것이다. 조원희는 이에 잘 적응했다. 빠른 발과 강철 체력을 바탕으로 한 엄청난 활동량으로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잘 소화해내며 차범근 감독으로 하여금 김남일의 공백을 느끼지 못하게 만들었고, 결국 지난 시즌 수원의 '더블' 달성에 한 몫을 단단히 했다. 그야말로 한국의 가투소'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활약 이었다.
위건의 브루스 감독은 조원희를 테스트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을 떠올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결국 조원희를 유럽으로 이끈 비결은 과감한 변신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그가 측면 수비수에 머물러 있었다면 그는 그저 K-리그에서 손꼽히는 측면 수비수 가운데 한 명으로 남아 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차범근 감독의 변화에 대한 주문을 잘 받아들였고, 자기것으로 소화해내는데까지 성공, 꿈에 그리던 유럽 무대를 밟게 됐다.
조원희의 위건행으로 전력 공백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을 차범근 감독이지만 차 감독에게도 조원희의 위건행은 좋은 쪽으로 의미가 크다. 조원희가 가는 곳이면 언제나 '차붐의 작품'이란 수식어가 따라붙을 것이기 때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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