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메드 빈 함맘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이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 연임(4선)에 성공함과 동시에 2011년까지로 되어있는 AFC 회장직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됨으로써 함맘 회장을 축출해 아시아 축구계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더 강화함으로써 차기 FIFA 회장선거의 추진 동력을 얻으려 했던 정몽준 FIFA 부회장의 구상은 어그러지고 말았다.
함맘 회장은 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AFC 총회에서 진행된 FIFA 집행위원 선거에서 전체 46개 회원국 중 유효 투표 44표 중 23표를 얻어 4년 임기의 FIFA 집행위원에 재선됐다.
앞서 FIFA 집행위원 재선에 실패하면 AFC 회장직까지 내놓겠다고 공언했던 함맘은 이로써 정몽준 FIFA 부회장, 오구라 준지(일본), 워라위 마쿠디(태국)와 함께 4년 임기의 FIFA 집행위원으로 활동하게 됨과 동시에 2011년까지로 되어있는 AFC 회장 임기도 채울 수 있게 돼 아시아 축구계에서 계속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반면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지지를 받았던 셰이크 살만 바레인 축구협회장은 21표를 얻는데 그쳐 FIFA 입성이 무산됐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살만 회장을 지원하며 함맘 축출 작전의 선봉에 섰던 정몽준 FIFA 부회장은 입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고 2022년 월드컵 단독 개최를 추진중인 한국도 찜찜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정몽준 부회장은 그동안 함맘 회장과 철저히 대척점에 서 왔다. 특히 얼마전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에 대해 `머리를 잘라버리겠다'는 망언을 했던 함맘 회장을 FIFA 윤리위원회와 상벌위원회에 동시에 제소하는 등 이번 FIFA 집행위원 선거에서 함맘 회장을 몰아내기 위해 다각도로 그를 압박했다.
그때 마다 정몽준 회장은 AFC의 민주화를 부르짖어 왔지만 외부에서의 시각은 아시아 축구계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함맘 회장과 정몽준 부회장이 파워게임을 벌이는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주류였다.
만약 이번에 정몽준 부회장이 함맘 회장을 축출하는데 성공했다면 FIFA 집행위원 한 명을 자기의 사람으로 안힘과 동시에 AFC 신임 회장도 정몽준 부회장의 의중대로 앉혀질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 밖이었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한국의 2022년 월드컵 유치는 더욱 더 어렵게 됐고, 함맘 회장의 조국 카타르는 월드컵 유치에 매우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 필자의 앞선 포스트에도 카타르가 한국보다 여러 여건면에서 유리한 점을 가지고 있는데다 함맘 회장의 지원까지 얹어진다면 카타르의 월드컵 유치활동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 확실하다.
한국의 2022년 월드컵 유치 발표가 사실상 정몽준 부회장의 작품이라는 사실은 이미 정설처럼 인식되고 있다. 정몽준 부회장이 기회가 있을때 마다 인터뷰에서 월드컵 유치를 자신했던 것은 사실 '함맘 축출 작전'의 성공을 전제로 한 이야기였다. 그러나 함맘이 FIFA 집행위원에 재선됨으로써 대한축구협회는 한 순간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상황이 이렇다고 축구협회에서 정몽준 부회장을 원망할 수도 없다. 당선 직후 월드컵 유치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말을 바꿔 월드컵 유치가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된 일인양 떠들어댄 정몽준 부회장의 '딸랑이' 조중연 축구협회장도 공동 책임자이기 때문이다.
정몽준 부회장이 이번 선거 과정에서 가장 잘못한 일은 쓸데없이 큰 적을 만들어버렸다는데 있다. 이미 조중연 회장에 대한 '단두(斷頭) 발언' 으로 정상적인 정신상태가 아닌 것이 만천하에 드러난 함맘 회장이지만 엄연히 아시아 축구의 수장인 그를 사실상 아시아 축구계의 '악의 축'으로 규정해 버림으로써 함맘 회장을 정몽준 부회장 개인적인 적인 동시에 한국 축구계에도 아군이 될 수 없는 존재로 만들어 버렸다. 이는 분명 한국 축구에 악재다.
현재 정몽준 부회장은 차기 FIFA 회장은 물론 차기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로서도 거론되는 인물이다. 들리는 바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의 '대통령 당선 프로젝트'를 벤치마킹 중이라는 소리도 들려오지만 그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에는 여전히 회의적인 반응이 지배적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 함맘 회장과의 파워게임에서 패한 정몽준 부회장은 차기 FIFA 회장 후보로서의 이미지에도 큰 흠집이 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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