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영연맹(FINA)이 신기록 경신을 겨냥해 개발된 최첨단 재질 수영복 일부에 대해 퇴출 판정을 내렸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FINA는 20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전문가위원회를 열고 전체 348종의 수영복 중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10종의 경기용 수영복을 오는 7월 로마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이번에 사용이 금지된 10개 수영복은 부력과 두께가 제한 규정을 초과해 퇴출됐다는 것이 FINA 측의 설명이다.
FINA는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때부터 새로운 소재와 디자인의 수영복을 입은 선수들이 수많은 세계 최고 기록을 세우는 가운데 '기술 도핑'이라는 등의 논란이 일자 지난 1년여간 21개 수영복 제조사의 수영복 348종을 모두 조사해왔다.
그 결과 조사대상 수영복 가운데 202종의 수영복은 사용을 허용한 반면 10종의 수영복에는 부적합 판정, 그리고 136종의 수영복은 제조사에 디자인 등을 부분적으로 바꿔 한 달 안에 다시 제출해 다시 심의를 받도록 했다.
FINA의 이번 조치를 지켜보며 '이번 조치가 다른 스포츠 종목들과의 형평성을 감안할 때 과연 공평한 조치인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현대 스포츠에 있어서, 특히 기록종목에 있어서 최첨단 장비 또는 용품의 개발이 기록의 발전에 직결되어 있고, 기록의 발전이 곧 그 종목의 인기와 저변확대로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FINA의 이번 '신기록 수영복' 퇴출 결정은 스포츠 발전에 있어 '역주행'하는 조치라고도 볼 수 있다.
다른 종목들의 예를 보자.
육상에서 더 가볍고 땀 배출이 잘되는 육상화 소재를 개발한다거나 공기의 저항을 덜받는 유니폼을 개발하는 것에 제동을 걸었다면, 장대높이뛰기 선수에게 장대높이뛰기라는 종목이 처음 개발됐을 당시와 동일한 반발력을 지닌 장대만을 사용하도록 규정한다면, 더 나아가 육상 트랙을 육상 본연의 모습에 충실한다는 이유로 맨땅에서 치른다면 현재 육상의 기록들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
조정이나 카누 같은 수상 종목에서 배의 재질을 예전처럼 나무로만 만들도록 강제했다면? 이밖에 사이클이나 양궁, 사격, 스키 등 기록을 다루는 모든 종목에서 장비와 용품에 대해 지나친 간섭을 가해 재질과 그 규격을 좁은 틀에 가둬놨다면?
결론은 뻔하다 기록의 발전은 물론이거니와 관련 용품 산업의 발전도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와 관련, FINA의 코넬 마르쿨레스쿠 총괄이사는 "우리는 제조업자와 논쟁을 하거나 더욱 많은 제품을 승인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로마 대회에서는 수영복이 아닌 선수와 코치의 힘으로 최고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맞는 말이다. 기본적으로 스포츠의 기록은 선수와 코치의 노력의 산물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노력을 뒷받침 해주며 좀 더 나은 기록을 생산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장미와 용품의 존재는 선수나 코치에게 더욱 더 좋은 기록,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기록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주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FINA는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특히 수영복의 경우 어느 선수든지 자유롭게 자기가 입을 수영복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영복에 관한 기술 도핑 문제는 적어도 톱클래스의 선수들에게는 승부를 결정지을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 없다는 점에서 어느 수영복은 되고 어느 수영복은 안된다는 식의 FINA의 판정은 바람직스럽지 못한 결정으로 보여진다.
기술 도핑의 문제는 분명 수영만의 문제는 아니고 논란의 여지가 많지만 결정적으로 금지약물을 복용하는 행위와 같이 선수의 건강이나 생명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관념상 큰 차이가 있다. 약물적인 도핑이 선수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뿌리 뽑아야 할 존재라면 기술 도핑은 스포츠 기록의 향상과 관련 산업의 발전을 위해 오히려 장려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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