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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누리2010/08/24 09:34
한국 축구를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으로 이끈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새 사령탑이 됐다.

허정무 감독은 지난 23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남아공월드컵에서의 유쾌한 도전을 K리그에서 이어가고 싶다"며 "훌륭한 시스템을 갖춰 3년 안에 그동안 못 이뤄본 K-리그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당초 허 감독은 지난달 월드컵 일정을 모두 마친 뒤 한동안 대표팀 감독직 계약연장을 놓고 고심을 했으나 결국 '아름다운 물러섬'을 선택했고, 당분간은 어떤 형태로든 축구판에서 활약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은지 한 달여 만에 다시 현장에 복귀한 셈이 됐다. 그가 선택한 팀은 수도권 팀이라고는 하나 구단 재정이 상대적으로 열악하고 유병수 정도를 제외하면 변변한 스타 플레이어도 없는 시민구단 인천이었다.

과연 그의 선택은 최선이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나 현재 시점에서 허정무 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에 가까운 선택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

허 감독과 인천의 계약기간은 4년이다. 결코 짧지 않은 장기계약에 가까운 계약이다. 이와 같은 계약기간을 양측이 합의한 이유는 결국 단순히 인천의 k리그 우승 뿐 아니라 그 이상의 무언가를 인천에서 함께 이루자는 의기투합이 바탕이 됐다고 볼 수 있다.

허 감독이 인천으로 가는 과정에서 일각에서는 인천 구단이 허 감독에게 구단 사장을 제의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허 감독 본인은 부인했지만 4년이라는 계약기간으로 미루어 본다면 인천 구단이 허 감독에게 'CEO급 감독'의 역할을 맡길 구상을 하고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따라서 구단의 경영은 기존 안종복 사장이 담당하고 선수의 발굴과 육성, 그리고 팀 성정 향상을 위한 새로운 선수의 영입 등 선수단 운영 뿐 아니라 축구클럽으로서의 인천의 미래를 설계하는 역할을 허 감독이 담당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와 같은 형태의 감독의 역할은 흡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구단 내에서 행사하는 권한을 연상할 수 있다.

허 감독의 인천행은 K리그의 흥행과 K리그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꾸준히 유지시키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인 감독 최초로 원정월드컵에서16강 진출을 이룬 감독인 만큼 그가 어떤 지도력으로 인천과 같은 시민구단을 이끌어 나갈지 자체도 관심거리지만 그가 유망주 발굴에 일가견이 있는 만큼 인천에서 또 어떤 굵직한 스타 플레이어 재목을 발굴하고 육성해 낼지도 팬들의 관심거리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가 발굴한 유망주들이 성장해 인천을 K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키워낸다면 월드컵 16강을 이루고도 축구팬들로부터 시달려야 했던 지도력 논란에서 자유로와질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허 감독이 전남의 감독으로 있던 시절에도 전남이 이기는 경기보다 비기는 경기를 많이 해 '허정무 축구는 재미가 없다'는 혹평이 많았고, 그가 대표팀 감독으로 취임할 때도 반대여론이 상당히 높았던 이유는 '이기는 축구를 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와 같은 점들을 상기해 본다면 인천을 강팀으로 키워내는 것은 허 감독에게도 자신을 둘러싼 이런저런 비판을 잠재울 수 있 있는 열쇠가 될 것이다.


허정무 감독의 인천행은 그의 현재 위상을 감안할 때 '백의종군'에 가깝다. 하지만 그의 백의종군은 분명 그에게 부정적 시선을 가지고 있던 많은 축구팬들에게 까지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그의 새로운 또 하나의 유쾌한 도전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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