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일부터 개막하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국내 중계권을 독점 확보한 IB스포츠에 대해 국민의 '보편적 접근권(universal access)'을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WBC의 국내 중계권을 가진 IB스포츠는 2일 "지상파 방송사와의 중계권료 협상이 끝내 결렬됐다"고 밝혔다.
IB스포츠는 WBC 방송 중계권 협상에서 KBS에 300만 달러(우리돈 약 46억원)를 요구했지만 KBS는 최대 130만 달러를 제시, 끝내 그 격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올해 WBC는 지상파 생중계 없이 IB스포츠의 자회사인 케이블 스포츠 채널 <엑스포츠>를 통해 3시간 지연 중계방송이 이루어지게 됐고, 생중계는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인 <엠군>에서 유료(경기당 3천300원)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에 대해 많은 네티즌들은 이번 사태가 IB스포츠에 의한 명백한 '보편적 접근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적 관심이 높은 스포츠 경기나 문화행사 등은 누구든지 무료로 볼 수 있는 권리를 일컫는 '보편적 접근권'은 국제축구연맹(FIFA)이나 유럽연합 '국경없는 방송지침' 등에 규정되어 있는 개념이다.
여기에 비추어 보면 국내에서 WBC 생중계를 무료로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므로 이와 같은 상황의 원인제공자이자 WBC 국내 독점 중계권을 가지고 있는 IB스포츠는 국민의 '보편적 접근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IB스포츠는 앞서 미국 메이저리그(MLB) 독점중계권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주관 축구경기의 국내 독점 중계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보편적 접근권'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킨바 있고, 국회에서 '보편적 접근권'을 반영한 방송법 개정안 발의를 촉발시키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히 중계권 재판매 가격협상의 실패가 아니라 IB스포츠와 지상파 방송사들간의 자존심을 앞세운 힘겨루기로 보고 있다.
IB스포츠는 철저한 '돈의 논리'로 국민의 '볼권리'를 외면하고 있고, 지상파 방송사들은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가 새로이 등장한 방송환경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고 맹목적인 '보편적 접근권'만을 내세워 IB스포츠가 어렵게 확보한 콘텐츠를 사실상 거저 먹으려 한다는 지적이다. IB스포츠와 지상파 방송사들 모두 잘못이 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WBC가 '야구 월드컵'이라는 별칭이 있는 세계 야구팬들의 축제이며, 당연히 우리 국민들이 '보편적 접근권'을 가져야하는 대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IB스포츠가 콘텐츠에 대한 권리만을 주장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태도라는 것이 중론이다.
왜냐하면 WBC는 우리 국민들이 단순히 오락거리 차원에서 관심을 갖는 스포츠 이벤트가 아닌,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은 국민으로서의 자존심과 자부심을 걸고 지켜보고자 하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IB스포츠에게 그런 컨텐츠를 확보한 회사로서의 책임감과 사명감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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