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동-하계 올림픽과 월드컵 축구대회에 관한 독점 중계를 포기하고 KBS, MBC 등 타 지상파 방송사들과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등 국민적 관심이 높은 스포츠 경기를 공동 중계하기로 합의했다.
한국방송협회는 지난 20일 지상파 3사가 추후 방송법이 정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스포츠 경기 중계방송을 각사 평등의 원칙에 따라 순차 편성하고 이들 경기의 중계방송권 획득도 공동 대응하는 한편 방송협회 내에 `스포중계방송 발전협의회'를 설치, 2012년 런던 올림픽, 2014년 브라질 월드컵, 2010년 11월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등 국민적 관심이 높은 스포츠 경기대회를 순차적으로 중계방송하고 비용도 균등 부담하는 노력을 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방송 3사는 SBS가 보유중인 2016년까지의 올림픽과 월드컵 중계권과 KBS가 보유중인 아시안컵축구대회, 축구 A 매치, 세계수영선수권 대회, 그리고 MBC가 보유중인 2010 광저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중계권을 공유하게 됐고, 이에 따라 지난 5월 KBS와 MBC가 월드컵 단독 중계권 확보 과정의 위법성을 이유로 SBS를 상대로 제기한 형사고소는 취하되게 됐다.
이는 곧 SBS의 올림픽-월드컵 독점이라는 모험이 명분과 실리 모두를 잃어버린 대실패라는 사실을 SBS 스스로 인정한 결과이며, 그에 따른 '백기 항복'이라고 비쳐질 수 있는 결과다.
SBS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단독 중계를 통해 이른바 '김연아 효과'를 독점, 그에 따른 광고수입 폭증으로 인한 커다란 경제적 수익을 노렸지만 다양한 동계올림픽 종목에 대한 중계를 단독으로 소화하는데 역량 부족과 경험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고, 이는 부실 중계, 막말 중계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오히려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한국 선수단의 업적에 흠집을 냈다는 혹평과 함게 밴쿠버 동계올림픽 전체적인 수익면에서 본전치기에 그쳤다.
동계올림픽이 끝나고 남아공 월드컵이 다가오자 월드컵 만큼은 지상파 3사가 공동중계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지만 SBS는 여전히 '혼자서도 충분하다'는 내용의 일간지 광고까지 실어가며 단독 중계를 고집, 결국 남아공 월드컵 단독 중계를 강행했지만 그 결과 역시 참담하기는 마찬가지 였다.
광고수입은 역대 최고액이었지만 그에 따른 제작비와 한국 대표팀의 16강 진출에 따른 추가 중계권 지출까지 발생 또 다시 신통치 않은 경제적 실적을 남겼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역시 '중계의 질'이었다. 다행이도 대회 막판으로 가면서 중계진의 호흡이 맞아 들어가며 원활한 중계를 펼쳤지만 한국이 16강 진출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던 조별예선 기간 SBS의 중계는 그야말로 '보고들어주기' 힘든 수준이었다.
어쨌든 SBS의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남아공 월드컵 단독 중계는 경제적으로 큰 손해를 보지 않는 선에서 마무리가 됐다. 하지만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남아공 월드컵 단독 중계에 따른 수익 등 실적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자 동계올림픽 직전 5만원대를 호가하던 SBS의 주가는 3만원대 초반까지 곤두박질 쳤다.
큰 수익을 기대했던 당초의 기대를 생각한다면 본전치기 자체가 손해라는 것이 중론이는데 실제적으로 본다면 사실상 경제적으로 밑지는 장사를 한 셈이다. 여기에다 중계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낙제점을 받았으니 SBS의 월드컵-올림픽 단독중계는 실리와 성과 모든 면에서 완벽한 실패였다고 할 수 있다.
SBS의 월드컵-올림픽 독점의 후폭풍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타 지상파 방송사와 월드컵 중계권 협상에 미온적으로 임했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로 부터 20억원에 가까운 과징금을 부과받은 SBS는 설상가상으로 월드컵 중계권 확보 과정에서 부정한 방법을 동원했다는 이유로 KBS와 MBC로 부터 피소를 당해 자칫 엄청난 액수의 손해배상을 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에 몰리고 말았다.
월드컵과 올림픽에 대한 독점이 회사의 수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보장도 없고, 그와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단독으로 치러낼 능력도 부족함을 절감한 SBS의 입장에서 소송을 통해 거액의 손해배상금까지 물어야 한다면 이는 SBS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SBS의 백기항복을 이끌어낸 배경이라고 보여진다.
어쨌든 SBS의 월드컵-올림픽 독점 포기선언으로 이른바 '코리아 풀'은 복원이 됐다. SBS의 객기로 인해 SBS 스스로 입은 유무형의 손실 내지 상처는 스스로 선택힌 일이고 그 결과는 스스로 책임질 일이다.
그러나 과거 국민적 관심을 받는 스포츠 이벤트를 지상파 3사가 나누어 중계함으로써 당연히 누려왔던 채널선택권을 빼앗기고 양질의 중계방송을 시청할 권리를 빼앗긴 시청자들의 손해는 다시 회복할 수 없는 상처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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