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에 몸을 맡긴지도 이제 어언 열흘 정도가 되어 갑니다.
<스포토픽>이라는 스포테인먼트 블로그를 개설한지 1년 4개월여가 지나고 있지만 일주일 이상을 아무 포스팅 없이 지나본 적은 없었는데 이번에 꼭 열흘 동안을 포스팅 없이 지났더랬습니다.
사건이 있던 날로 되돌아가 보겠습니다.
지난 9일(한글날이었죠) 서울 강남구 소재 모 초등학교에서 제가 몸담고 있는 회사의 체육대회가 있었습니다.
내일모레면 마흔이라는 나이에 접어드는 상황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저는 나름대로 '절대 무리하거나 기분댈 행동하지 않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하지만 막상 운동장에 도착하고 운동장에서 시원스럽게 공을 차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보고 있자니 '주제파악'이라는 당초의 다짐은 서서히 제 머리속에서 지워지고 있었습니다.
결국 오전에 축구를 한 경기 뛰었습니다. 비록 한 차례 전력 질주에 5분간 걸어다녀야 하는 저질체력이었지만 나름대로 골도 넣고 부상없이 경기를 마쳐 무척이나 만족스러웠습니다.
오전 시간을 그렇게 만족스럽게 보내고 맛있는 점심 도시락을 먹으며 기분좋게 맥주도 한 캔 비웠더랬습니다.
그렇습니다. 저에게 2010년 가을 체육대회는 그것으로 마무리가 되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식후 30분을 넘기지 못하고 사고는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슬슬 산책을 하고 있었는데 회사의 대표님께서 급히 저를 끌고 가시더니 족구장에 세우셨습니다. 얼떨결에 족구장에 선 저는 어쨌든 열심히 족구를 했습니다. 짧은 다리와 모자란 순발력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팀에 폐는 끼치지 말자는 정신으로 차분하게 경기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던 중 상대 진영에서 넘긴 공을 받아내기 위해 오른발에 힘을 주는 순간 '툭'하는 소리가 귓전을 스치며 저는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그 느낌이 마치 뒤에서 누군가 제 말을 발길로 걷어찬 것 같아 뒤를 돌아보니 제 옆에서 플레이하던 동료는 저만치 떨어져 있었습니다.
불길한 예감에 저는 일어나 다시 한 번 걸어보려 했지만 한 걸음을 옮기기 전에 저는 다시 운동장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그때 불현듯 과거 스포츠 선수들을 인터뷰 할때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순간에 대한 말을 들었던 기억이 떠올랐숩니다. 발목에서 '툭'하는 소리가 났다거나 뒤에서 누군가 자신의 발을 걷어찬 것 같았다는 말들...순간 직감했습니다. 스포츠 선수도 아닌 제가 아킬레스건 파열이라는 부상을 당했다는 사실을 말이죠.
저는 현장에 있던 동료들에게 바로 병원으로 가 줄것을 요청했고, 반깁스를 했습니다. 그리고 예상대로 아킬레스건 손상 내지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아킬레스건 손상이란 말은 아킬레스건의 일부가 붙어있을 수도 있다는 소견이었는데 어차피 붙어있어도 10% 미만 정도만이 붙어있을 뿐이고 그렇기 때문에 어떤 경우이건 수술을 해야한다는 소견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후 저는 곧바로 떨어진 아킬레스건을 다시 봉합하는 수술을 받았고, 지금은 회복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앞으로 7주는 더 치료를 해야 보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주치의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가을철이면 아킬레스건이 파열되어 병원을 찾는 환자가 무척이나 많다고 하시더군요. 아킬레스건 파열이 스포츠 선수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됐습니다. 오히려 일반인들에게 더 많이 일어날 수도 있는 부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제 옆 침대에 계시는 분도 축구를 하시다 아킬레스건이 파열되어 수술을 받으신 분입니다. 공교롭게도 다치신 날짜도 저와 같은 10월 9일이시더군요.
현재 저는 병상에서 포스팅을 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무선인터넷이 잘되는 병원이어서 포스팅을 하는데 불편한 점이 없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네티즌 여러분.
대한민국의 가을은 뭘해도 멋진 계절입니다. 특히 운동을 하기에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계절이죠. 하지만 운동하실 때는 충분한 준비운동을 하시고 충분한 안정장구를 갖추시는 것은 물론 스스로의 체력이나 몸상태를 감안해서 절대 무리한 운동은 하시지 않기를 당부 드립니다.
이렇게 멋진 대한민국의 가을을 병상이 아닌 가을의 정취와 향기를 만끽할 수 있는 어느 멋진 곳에서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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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스건 파열은 재활도 오래걸리는 것으로 알고있는데요..
2010/10/19 10:03 [ ADDR : EDIT/ DEL : REPLY ]완쾌하시길 빕니다!
네 감사합니다. 부상 이전처럼 뛸 수 있으려면 6개월 정도는 걸린다는군요^^;
2010/10/19 10:07 [ ADDR : EDIT/ DEL ]나이두있으시니까~마음먹구 확실히 재활받으셔야되요!
2010/10/19 11:02 [ ADDR : EDIT/ DEL : REPLY ]저두 수술받은지 2년째데 예전체중으로 돌아가지않네요
네 명심해서 빨리 낫겠습니다 삼사해요^^
2010/10/19 11:35 [ ADDR : EDIT/ DEL ]저도 조기축구 좀하다 아킬래스건 파열에 비유할건 아니지만, 건염에 결려 엄청고생했는데, 파열이라...상상이 안되네요....힘내세요 님
2010/10/19 11:26 [ ADDR : EDIT/ DEL : REPLY ]네 감사합니다^^
2010/10/19 11:35 [ ADDR : EDIT/ DEL ]저두 배드민턴 하다가 완전 파열되어 수술후 3주정도 되어 갑니다. 쾌차 하시길 바랍니다.
2010/11/14 22:25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