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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누리2009/06/11 10:16

이란 축구대표팀이 11일(한국시간)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랍에미레이츠연합(UAE)과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아시아지역 최ㅏ종 예선 B조 7차전에서 1-0으로 승리, 꺼져가던 월드컵 본선행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되살려 놓았다.

이란은 현재 최종예선 전적 2승 4무 1패 승점 10점 골득실 +1로 2위 북한(3승 2무 2패 승점 11점 골득실 +2), 3위 사우디(3승 2무 2패 승점 11점 골득실 0)에 이어 4위에 처져있다. 

중간 전적과 순위에서도 보여지듯 이란은 남은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만 월드컵 본선행을 바라볼 수 있다. 그런데 그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 상대가 하필이면 한국이다. 그것도 서울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지난 10일 사우디와 비겨 일찌감치 조 1위로 월드컵 본선 직행을 확정지은 한국의 허정무 감독은 이란전에 가동할 수 있는 최정예 멤버를 내보내겠다고 공언을 해 놓은 상황이다. 최종예선에서 무패의 전적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발언이다. 반면 이란은 한국을 이길 경우 조 2위를 확보해 본선 직행도 가능하고 최소한 A조 3위와 맞붙는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비기거나 질 경우는 그대로 탈락이다. 

그런데 이란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사령탑은 2002년 한국의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끌어낸 주역 가운데 한 명인 '지한파' 압신 고트비 감독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과 그 이후의 한국 축구를 꾸준히 지켜봐온 팬이라면 고트비 감독의 존재가 한국 축구에 어떤 존재였는지 잘 알고 있다. 

고트비 감독과 한국 축구의 관계는 더 이상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밀접하다. 현재 그가 이란 대표팀을 이끌 수 있는 밑거름이 된 것도 어찌보면 한국 대표팀 코칭스태프 경력이 크게 작용했다고 봐도 결코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물론 한국 대표팀과 작별한 이후 이란 리그의 페르세폴리스의 감독으로서 팀을 리그 우승으로 이끈 지도력도 인정받을만 했지만 그런 능력을 발휘한 것도 어찌보면 한국의 월드컵 4강 신화를 돕고 이후에도 꾸준히 한국 대표팀에서 수많은 국제경기를 통해 감각을 익혀온 경험이 밑바탕이 된 것은 분명하다.

고트비 감독으로서는 지도자로서의 자신의 능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준 인연이 있는 한국을 상대로 혈투를 펼쳐 반드시 이겨야 본선행을 바라볼 수 있는 만만치 않은 상황에 놓여있는 셈이다.

국내 축구팬들의 입장에서도 2002 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도와 비디오 분석관으로서 그때까지 국내 팬들이 볼 수 없었던 비디오 분석 시스템으로 유럽의 강호들을 연파할 수 있는 전술적인 자료를 제공했던 고트비 감독의 존재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이 사실이었고, 그 이후에도 한국 축구와 그가 맺었던 돈독한 인연을 생각할 때 그가 월드컵 본선행에 실패하는 모습을 서울에서 보는 것은 그다지 달갑지 않을 것이다.

사실 한국 축구와 이란 축구의 대결사를 보자면 국내 팬들의 입장에서 이란 축구는 결코 '좋은 친구'가 아니다. 중요한 국제대회에서 번번이 한국의 발목을 잡은 대표적인 중동국가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란이다. 특히 지난 1996년 아시안컵에서 이란의 알리 다에이에게 4골을 허용하며 2-6으로 대패했던 기억은 한국 축구가 국제대회에서 거둔 참패 가운데 가장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 가운데 하나가 되어 있다.

따라서 일찌감치 조 1위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어 놓은 한국 입장에서 월드컵 출정식이자 태극전사들을 위한 한마당 잔치가 될 오는 17일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본선행 좌절의 벼랑끝에 몰린 이란을 상대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매우 고소한 일이 될 수도 있었다. 적어도 현재 이란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사령탑이 고트비 감독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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