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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누리2009/06/11 17:52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슬럼프가 좀처럼 그 끝이 보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승엽은 8일 도쿄돔에서 열린 라쿠텐 골든이글스와의 홈경기에 팀이 4-1로 앞선 6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 라쿠텐의 네 번째 투수 사타케를 상대로 우측 펜스를 직접 맞추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무려 36타석만에 안타를 쳐냈다. 그러나 이날 8회에 다시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내야 땅볼로 물러났고, 이후 10일 오릭스 퍼펄로스전에서 7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4타석 3타수 무안타로 또다시 침묵했다. 그나마 볼넷 1개와 득점 2개를 올려 팀의 5-1 승리에 기여한 것이 위안이었다.

이승엽의 계속된 부진에도 요미우리 코칭 스태프는 이승엽의 2군행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외야수 가메이를 이승엽과 1루수 포지션 경쟁을 시키겠다는 발언을 던져 이승엽을 긴장시키고 있다.

사실 이승엽의 요즘 기용 형태를 보면 1군에 남아 있는 것 자체가 '가시방석'일 수 있다. 통상 1루수 자리에는 타격에서 클린업 트리오 가운데 한 자리를 맡아줄 수 있는 정확성을 겸비한 거포가 기용되지만 이승엽은 한때 5번으로 기용되며 회복되는가 싶더니 서서히 방방이가 침묵하며 6번을 거쳐 7번, 7번을 거쳐 8번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8번을 치는 1루수, 분명 '잘못된 만남'이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일본 언론에서 서서히 '이승엽 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일본의 <스포츠 닛폰>은 지난 10일 "이승엽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첫 우승을 노리는 교류전 기간 내에도 1루수 가메이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며 "서랍 안에 여러가지 전략 카드가 있는 요미우리는 이승엽 없이도 팀 전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업급, '이승엽 무용론'에 불을 지폈다. 

또한 일본의 야구 칼럼니스트 키무라 코우이치 씨는 현재 부진한 이승엽이 1군에 남아 있는 것을 국내 방송사로부터 받은 중계권료 때문이며 이승엽 스스로 방출을 요청하기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주장과 함께 이승엽이 이제 거취를 고민해야 할 때라는 취지의 칼럼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일련의 상황들은 국내 팬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 분명 분하고 괘씸한 일이지만 이승엽의 현 상태를 냉정히 판단할 때 불가피한 지적들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승엽은 그동안 기회가 있을때 마다 요미우리에서 일본시리즈를 우승하고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을 생각해 보겠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일본 최고의 구단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한국의 국민타자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한 후 기분좋게 떠나고 싶다는 입장을 피력한 셈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승엽의 이와 같은 바람은 쉽사리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특히 이승엽이 상대하고 있는 일본의 투수들이 볼넷을 줄 지언정 장타는 맞지 않겠다는 일관된 '이승엽 상대 원칙'을 고수하는 한 이승엽이 일본 무대에서 시원스런 부활에 성공할 가능성은 극히 낮을 수 밖에 없다.

차라리 국내 무대에 복귀해서 그를 사랑하는 고국의 팬들에게 국민타자 이승엽을 국내 야구장에서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좀 더 많이 제공하는 것도 팬들의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길일 수 있다. 이승엽이 국내로 돌아온다고 하여 그가 일본에서 실패했다거나 쫓겨왔다고 말 할 수 있는 사람은 정신상태가 이상한 사람이 아닌 이상은 극히 드물 것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돈이라는 문제를 떠나서 실력으로 그들과 기량을 겨뤄보겠다는 마음으로 도전해 본다면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중간에 퇴출된 외국인 선수들이 오랜 기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예가 있다는 점이나 타자와의 정면 승부를 즐기는 미국 야구의 특성을 감안 할때도 이승엽은 미국 무대에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다고 볼 수 있다.

다시 언급하지만 이승엽 본인이 스스로 만족할 수준, 즉 스스로 소속팀 요미우리의 일본시리즈 우승에 기여하는 그런 수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일본 프로야구를 떠난디면 자존심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건 잘못된 생각일 수 있다. 이승엽은 이미 지바롯데마린스에서 일본시리즈 우승에 크게 기여했고, 스스로의 능력은 이전에도 충분히 증명했다. 특히 베이징올림픽에서의 활약으로 일본인의 가슴에 '이승엽'이란 세글자를 각인시켰다는 점에서 그는 일본에서 외국인 선수로서 할 만큼은 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이승엽이 아직도 요미우리의 4번타자로서의 자존심을 생각하고 있다면 그런건 지나가는 개에게나 던져줘 버리라고 하고 싶다. 요미우리가 이승엽에게 4번타자로서의 자존심을 느낄만큼 제대로된 예우를 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쓸데없는 자존심을 고집하기에는 올해 33살의 이승엽에게는 현역 선수로서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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