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여러 국가의 프로축구리그 상황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한국만큼 심판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는 국가를 보기는 쉽지 않다.
한국 프로축구연맹은 매년 독일 등 축구선진국들과 심판 교류와 교육을 통해 심판의 자질을 향상시키려 부단히 노력하고 있지만 매년 되풀이되는 판정 시비는 그와 같은 노력을 무색하게 하고 있으며, 그 결과 K-리그 최고의 축제가 되어야 할 포스트시즌 경기에 푸른 눈의 외국인 심판을 기용하는 다소 창피한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유럽 리그를 경험한 스타 플레이어들이나 우리나라에 교육차 방한한 외국 심판들도 한국 심판들의 자질에는 이의를 달지 않는다. 특히 국제무대에서 한국 심판들은 다른 국가들의 심판에 비해 오히려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한국에서 만큼은 한국인 심판들이 좀처럼 그라운드에 모인 선수, 팬 모두에게 좀처럼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토록 K-리그 심판들에 대한 불신을 계속되게 하는 것일까?
우선 지나치게 권위주의적인 일부 심판들의 태도에 원인이 있다. 선수에게 카드를 꺼내어 보여주기 전에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을 유럽에서는 볼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심판 판정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것도 좋지만 경기의 상황을 세심하게 고려하지 않은 맹목적이고 권위적인 판정은 자칫 선수와 심판, 구단과 심판 사이에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시킬 위험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심판들은 대부분 카드를 줘야하는 상황에서 선수에게 설명하기보다는 눈을 부릅뜨고 카드를 내밀기에 바쁘다.
K-리그 심판들이 외면받는 두번째 이유는 판정의 일관성이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판들 스스로 표준화된 판정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는데다 시즌 초반에는 너무나 엄격하게 지켜지는 판정 원칙이 시즌 막판으로 갈 수록 느슨해지고 흐지부지 되다보니 K-리그 심판들은 1년 내내 보상판정이니 편파판정이니 하는 논란에서 잠시도 자유로울 수 없고, 시즌 초반 경고나 퇴장을 받았던 플레이가 후반기에 가서는 구두경고에 그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마지막으로 K-리그 심판들이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는 세번째 이유는 경기의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데 있다. 포항의 스테보와 전북의 이동국이 골을 넣은 이후 곧바로 퇴장당한 예가 바로 그것이다.
물론 당시 주심이던 고금복 주심이 규정을 정확하게 적용한 것은 인정하겠으나 팬들의 입장에서 보면 골을 넣은 선수가 골 세리머니 때문에 곧바로 퇴장당하는 장면을 지켜보는 기분이 좋을리가 없다. 만약 고금복 주심이 스테보와 이동국에게 시즌 초반임을 감안해 구두 경고를 주고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면 지금처럼 여론의 도마위에 올라 있지도 않았을 것이고 경기의 운영의 묘를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을 수도 있었다.
요약하자면 K-리그 심판들이 구단과 팬에게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일단 지나친 권위주의 의식을 버리고 판정의 일관성을 유지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하편 축구 경기 자체만을 살피는 것이 아니라 경기 자체와 경기장 분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실펴 경기의 운영의 묘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더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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