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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누리2009/06/18 11:16

어린 시절 혼자 리프팅하며 축구와 친해졌고,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야 막연히 프로 선수에 대한 꿈을 갖게 되지만 프로팀 스카우터들이 결코 찾지 않는 취미생활 비슷하게 축구를 하는 대학팀에서 뛰던 선수가 불과 수년 사이에 일본 J리그의 구단의 간판 스트라이커로 활약하더니 결국 축구선수로서 생애 단 한 번 만이라도 밟고 싶어 한다는 꿈의 무대 월드컵에 까지 나가게 됐다.

44년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낸 북한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전 스트라이커 '인민 루니' 정대세(가와사키 프론탈레)의 이야기다.

정대세는 18일 새벽(한국시간) 사우디 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사우디와 북한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8차전을 0-0 무승부로 마쳐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행이 확정되자 그라운드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환호했다.

북한 축구의 입장에서 볼때 지난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8강에 진출하는 기적을 일으킨 이후 44년만에 다시 월드컵 무대에서 북한 축구의 존재를 알릴 기회를 잡은 것이라면 정대세의 입장에서 본다면 아시아 지역에서 별칭으로 불리던 '인민 루니'라는 별명을 뛰어 넘어 '아시아 루니로' 불릴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오늘의 북한 축구를 말할 때 홍영조와 함께 정대세를 빼고서는 이야기가 안된다. 당당한 체구와 뛰어난 포스트 플레이 능력, 그리고 위치를 가리지 않고 슈팅을 쏘아댈 수 있는 능력 등은 정대세가 왜 대형 스트라이커인가를 보여주는 요소들이다. 특히 작년 2월 동아시아대회 한국전에서 1-0으로 뒤지던 상황에서 단 한 번의 후방으로부터의 패스를 이어 받아 한국 수비와의 경합을 뚫어낸 이후 한국의 골문으로 통렬하게 차 넣은 그 동점골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정세대의 가장 큰 장점은 정신적인 측면에 있다. 강인한 승부욕과 골 기회에서 일관되게 유지되는 냉철함이 그것이다. 정대세 스스로도 한 인터뷰에서 경기에 나설때의 마음가짐에 대해 '내가 오늘 기술은 질 수 있을수 있지만, 정신력만큼은 절대, 절대로 지지 말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 끝까지 뛰자.'는 자기 암시를 한다고 밝힌바 있다.

북한 축구의 전술은 정대세가 혼자 최전방에 서고 나머지 미드필더들과 수비진이 간격을 좁혀 최대한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고 역습 기회가 생기면 정대세에게 패스를 연결, 정대세가 끝내 골로 연결시키는 '선 수비, 의 후 역습'을 구사하고 있다. 그리고 그 전술로 월드컵 본선행도 이뤄냈다. 정대세의 능력이 크게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정대세는 이번 최종예선 기간중 이란 원정에서 1골 밖에 성공시키지 못했지만 그의 움직임에 상대 수비진 2-3명이 따라 움직이며 생긴 공간을 문인국 등 다른 공격수들이 파고들며 골을 성공시킨 덕분에 북한은 이번 최종예선에서 3승을 올릴 수 있었고, 월드컵 본선행도 이뤄낼 수 있었다. 북한 대표팀에서 정대세의 가치는 바로 이런 부분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정대세는 최근 한 언론을 통해 올시즌을 마친 이후 유럽 진출 가능성을 타진해 보겠다고 했다. 그가 염두에 두고 있는  리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였다. 물론 뚜껑을 열어봐야 확실히 알겠지만 J리그에서나 월드컵예선을 통해 본 정대세는 유럽 무대, 특히 그가 염두에 두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만한 자질을 지녔다. 

정대세의 나이는 만 25살. 앞으로 4-5년간은 절정에 오른 기량을 뽐낼 수 있는 나이다. 그 절정의 기량을 유럽 무대에서 뽐낼 수 있는 기회를 정대세는 북한의 44년만의 월드컵 본선행 티켓 획득과 함께 얻어낸 셈이다. 특히 그가 내년 월드컵에서 북한 대표팀의 에이스로서 골을 성공시키며 북한 돌풍을 일으키는 '사고'를 친다면 유럽의 여러 구단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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