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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퇴 대신 새 도전 택한 '쇼트트랙 여제' 박승희의 용기
    카테고리 없음 2014. 10. 1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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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스케이팅 2관왕 박승희(22.화성시청)이 스피드 스케이팅선수로의 전향을 선언했다.

     

    박승희의 매니지먼트사인 브리온컴퍼니는 지난 8 "박승희가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주 종목을 옮겼다"고 밝혔다.

     

    박승희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올해 소치 동계올림픽에 대표로 출전하면서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해 온 선수로 올해 초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여자 1,000m와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획득, 2관왕에 오름과 동시에 한국 선수들이 취약한 단거리 종목인 500m에서 한국 선수로는 16년 만에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와 같은 세계 최정상급의 쇼트트랙 선수가 자신의 주종목을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바꾸젰다고 선언한 것은 국내 빙상계는 물론 세계 빙상계도 놀랄 만한 뉴스다.




     

    박승희에 따르면 초등학교 시절 그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였으나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종목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스피드스케이팅이 너무 힘들다는 생각에 쇼트트랙 선수가 됐다. 이후 다시 스피드스케이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것은 밴쿠버 올림픽 이후였고, 소치 올림픽을 마치고서 은퇴를 고민하던 중 결과에 상관없이 도전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는 것.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인 언니 박승주(24)의 도움도 박승희의 결심에 일정한 역할을 했다.

     

    결국 박승희는 새 시즌 국가대표 선발전 불참을 선언한 데 이어 비시즌 기간 스피드스케이팅 훈련을 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내다봤고, 8월 중순께 마음을 굳혔다.

     

    캐나다 캘거리에서 한 달가량의 전지훈련을 마치고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박승희는 연합뉴스와 만나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하는 것이라 힘들지만 재미있다" "즐겁게 훈련을 다녀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으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해 큰 성공을 거둔 선수는 대표적으로 이승훈이다.

     

    그는 쇼트트랙 선수로서 밴쿠버 동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이후 전격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환,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10,000m에서 금메달, 5,000m에서 은메달을 따내 아시아 스피드 스케이팅의 역사를 새로 썼다.

     

    타고난 지구력에다 쇼트트랙 선수로서 가진 탁월한 코너워크 기술과 순간 스피드를 스피드 스케이팅에 접목시켜 크나큰 성공을 거뒀다.

     

    박승희 역시 쇼트트랙에서 익힌 코너워크와 순간 스피드를 살려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도 성과를 올리겠다는 각오를 밝힌바 있다.

     

    박승희는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이후 단거리 종목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캘거리 전지훈련 기간에도 박승희는 가까운 곳에 머물며 훈련하던 언니 박승주와 '빙속 여제' 이상화(25)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박승희가 스피드 스케이팅 단거리 종목에 도전하기로 한 이상 이제 적응의 문제가 남았다.

     

    박승희가 초등학교 시절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로서 활동한 경험이 있다고는 하나 중학교 이후로는 계속 쇼트트랙 선수로 살아왔기 때문에 성인 선수로서 스피드 스케이팅의 다른 종류의 트랙뿐만 아니라 스케이트 종류, 경기 방식 등 경기와 관련된 모든 영역에 걸쳐 적응이 필요하다.

     

    더군다나 스피드 스케이팅의 500m, 1,000m는 쇼트트랙 스케이팅의 500m, 1,000m와 비교할 때 레이스의 운영방식 자체가 확연히 다르다.

     

    직선 주로를 타는가 싶으면 어느새 코너워크를 해야 하는 과정이 쉴 새 없이 반복되는 쇼트트랙과는 달리 스피드 스케이팅은 직선 주로가 상당히 길다. 직선 주로에서 상대를 확실히 스피드로 제압하지 못하면 이기기 힘들다.


    캘거리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박승희 역시 "직선 구간이 길다는 점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면서 "아직도 어려워서 연습을 많이 한다"고 털어놨다.

     

    또한 1,000의 경우 첫 500m 구간은 쇼트트랙에서나 마찬가지로 순간적인 폭발력을 앞세워 레이스를 펼칠 수 있지만 후반부 500m는 그야말로 강인한 지구력이 뒷받침되어야 막판 스퍼트에서 밀리지 않고 결승선을 먼저 통과할 수 있다.

     

    레이스 초반부 스피드를 조절해 가며 상대와의 자리싸움을 펼치다 레이스 막판 4-5바퀴 정도에 폭발적인 스피드를 발휘해 결승선을 통과하는 쇼트트랙의 1,000m와는 레이스 운영 방식이나 힘을 써야 하는 타이밍 자체가 판이하게 다르다.

     

    따라서 현재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로서 전향을 선언한 박승희는 스케이트를 탈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제외하고는 그야말로 걸음마 단계에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각종 언론에서는 박승희가 쇼트트랙에 이어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도 세계 정상에 도전한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사실 단기간에 어떤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박승희는 "국가대표가 되고 올림픽에 간다면 좋겠지만, 지금은 멀리 내다보기보다 당장 즐거워서 하는 것"이라면서 "스피드스케이팅은 '자기만족'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렇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도전해 스스로 얻을 수 있는 자기만족이야 말로 진정한 아마추어리즘의 본질일 것이다.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은퇴해 방송 중계석에 앉아 있는 박승희 보다는 경기복에 스케이트를 신고 결승선을 통과한 뒤 환하게 웃고 있는 박승희의 모습이 아직은 더 보고 싶다.

     

    은퇴 후 안락한 삶에 대한 달콤한 유혹을 뒤로 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쇼트트랙 여제' 박승희의 용기에 응원과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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