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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화로 감독 경질’ 롯데 자이언츠, 달라지긴 뭐가 달라졌나
    카테고리 없음 2015. 10. 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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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감독을 갈아치웠다.

     

    롯데 자이언츠는 8일 이종운 감독을 경질하고 조원우 SK와이번스 수석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3년 계약을 체결하며 롯데의 사령탑 자리에 올랐으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와 함께 감독 선임 1년 만에 지휘봉을 놓게 됐다.



     

    롯데는 올 시즌 롤러코스터를 탄듯 순위가 오르락내리락을 거듭하다 결국 페넌트레이스 전적 66771, 승률 0.462를 기록, 최종 순위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프로야구에서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할 수도 있고, 싶래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이번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외 이종운 감독의 경질은 롯데가 작년 CCTV 선수사찰 파동을 겪고 구단 프론트를 물갈이 하는 등 격랑을 겪은 이후 첫 시즌에서 맞은 일이라는 점에서 보기에 간단해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롯데는 작년 CCTV 파동을 겪은 이후 환골탈태를 선언하면서 달라진 롯데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지만 이종운 감독을 경질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환골탈태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스포츠조선에 따르면 롯데는 이윤원 단장이 지난 8일 이종운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더 좋은 감독님과 하고 싶다"는 한마디로 경질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야구단이 감독을 경질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3년 계약을 맺고 팀의 사령탑 자리에 앉힌 지도자를 불과 1년 만에 경질하면서 그와 같은 내용의 전달을 대면이 아닌 원격의 전화 통화로 한다는 것은 한국프로야구 원년 멤버 구단으로서 기본적인 양식과 예의를 갖추지 못한 태도라는 것이 중론이다.

     

    롯데그룹은 CCTV 선수사찰 파동 이후 최하진 전 사장과 배재후 전 단장이 구단 내홍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지 하루 만인 작년 11 7일 구단 신임 대표이사와 단장에 그룹 정책본부 홍보팀장이던 이창원 전무와 롯데푸드 경영기획부문장이던 이윤원 이사를 각각 선임했다.

     

    당시 롯데그룹은 구단의 내홍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고자 그룹의 홍보를 책인지던 인물을 대표이사 자리에 앉히고 야구단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이윤원 단장을 선임, 야구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지만 이와 같은 조치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신인 대표이사와 단장 역시 작년 구단 내홍 사태를 그대로 지켜봐 왔고, 어떤 측면에서는 방조했을 수도 있는 인물들이었다. 기본적으로 야구단에 대한 인식에 있어 모기업의 마인드를 그대로 가진 롯데그룹 내부의 인사를 구단의 신임 수뇌부로 선임했다는 점에서 롯데그룹의 신임 롯데 수뇌부 선임은 한 마디로 구단 운영의 개혁과 쇄신보다는 사태의 조기 봉합을 위한 인사였다고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신임 구단 수뇌부 선임에 앞서 이뤄진 이종운 감독의 선임도 이와 같은 롯데 구단의 의중이 그대로 드러났었다.

     

    롯데 구단이 1군 주루코치이던 이 감독을 팀의 신임 감독으로 선임하면서 "선수들과 소통을 잘하는 외유내강형 스타일"이라며 "롯데 프랜차이즈 출신으로 선수들의 성향과 팀의 문제점을 잘 파악해 흐트러진 팀 분위기를 추스르는데 최적임자로 판단해 선임했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쇄신이나 성적 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찍었던 감독 선임이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3년 이라는 계약기간 내내 안정만을 추구할 수 는 없었겠지만 적어도 선임 첫 해는 일단 팀 분위기를 재정비하는 것이 이 감독에게 롯데 구단이 기대하는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구단의 의중은 1년도 안돼 변하고 만 셈이다. 그리고 한 번 마음이 변하자 이종운 감독에 태도는 180도 달라졌다.


    특히 롯데 구단은 이번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전임 제리 로이스터 감독을 롯데의 신임 감독으로 고려하고 있음이 언론에 밝혀지면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로이스터 감독이 감독직을 맡게 되지도 않았고, 롯데 구단이 그와 같은 사실을 언론에 고의로 흘렸는지 여부도 확실하지는 않지만 상황만을 놓고 보면 충분히 롯데 구단의 의도적 노출로 볼 수도 있었고, 이를 통해 이종운 감독에게 넌지시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롯데는 모기업인 롯데그룹에서 벌어진 형제간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신동인 구단주대행이 공식적으로 퇴진하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야구단에 대한 역량 강화 의지를 밝히면서 야구단에 대한 모기업의 실탄지원이 크게 확대, 구단 운영에 있어 개선될 여지가 많을 것으로 기대감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많았다. 

     

    하지만 애당초 부산의 야구팬들이 롯데 구단에 기대하는 것은 팀의 성적 못지 않게 롯데 구단의 프로구단다운 운영이었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어?”



     

    영화 <베테랑>에 나오는 명대사다. 부산의 야구팬들이 롯데 구단에 기대했던 것도 이 대사 한 마디에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부산 야구팬들이 "난 롯데 팬이 아니라 자이언츠팬"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단지 기대에 못 미치는 팀 성적이나 모기업의 지원부족 때문만이었을까?

     

    가족 사이에서 벌어진 경영권 다툼에서 보여준 볼썽사나운 장면은 물론 그 전에 롯데그룹이 기업경영에 있어 보여준 대기업답지 않은 부조리한 행태가 야구단에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부산 야구팬들의 가오를 우습게 만들어버렸기 때문이었다.

     

    결국 이번 이종운 감독에 대한 경질 통보 과정에서 보여준 롯데 구단의 태도는 불과 1년 전 달라지겠다던 그들의 다짐이 결국 말뿐이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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