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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신 KO패’ 론다 로우지, 자기 과신과 자만이 불러온 재앙
    카테고리 없음 2015. 11. 1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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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하의 론다 로우지가 KO패를 당했다. 그것도 실신 KO패다.

     

    로우지는 15(한국시간) 호주 멜버른 에디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UFC 193’ 메인이벤트로 열린UFC 여자 밴텀급 세계타이틀전에서 2라운드 59초 만에 도전자 홀리 홈에게 KO패를 당했다이로써 로우지 허리에 둘러져 있던 챔피언벨트는 혼의 허리로 자리를 옮겨졌다.  



     

    이날 경기가 열리기 전 로우지의 패배를 예상한 이는 사실상 없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사람들의 관심은 누가 이길 것이냐가 아니라 로우지가 얼마나 빨리 경기를 끝낼 것이냐에 모아져 있었다.

     

    도전자인 홈이 킥복싱에 정통한 선수이고, 로우지보다 장기전을 치러본 경험도 많은 선수라고 알려져 있었지만 로우지의 강력한 압박을 이겨내기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전망이 중론이었다.

     

    실제로 로우지는 여자 격투기에서 극강의 면모를 유지해 왔다. 지난 2013 2월 리즈 카무치와의 첫 방어전에서 1라운드 서브미션 승리를 거둔 이후 현재까지 로우지는 미샤 테이트와 2차 방어전을 제외하고 모두 1라운드 초반 상대가 힘을 써보기도 전에 경기를 끝내며 압도적인 위력을 자랑했다. 주특기인 유도에다 펀치력까지 나날이 발전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홈은 로우지에게 프로파이터 경력 13전 만에 첫 패배, 그것도 완벽한 타격에 의한 실신 KO패라는 굴욕을 안겼다.


    로우지에게 결정적인 충격을 안긴 것은 2라운드에 나온 홈의 하이킥이었지만 실질적으로 로우지를 무너뜨린 것은 홈의 왼손 스트레이트 카운터 펀치였다.

     



    사우스포인 홈은 영리한 아웃 복싱으로 로우지를 제압했다. 로우지는 예상대로 1라운드 시작하자마자 홈에게 달려들며 접근전을 시도했다. 이전의 경기들처럼 일단 홈을 잡고 테이크다운에 이은 서브미션을 시도하거나 강해진 펀치로 홈에게 충격을 안기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홈은 일단 로우지의 공세를 풋워크로 피하는 한편, 허술한 커버링에다 직선적으로 달려드는 로우지의 안면에 여러 차례 강력한 왼손 스트레이트를 꽂아 넣음으로써 로우지를 당황케 만들었다.

     

    이날 관중들은 경기 초반부터 홈의 펀치에 안면이 벌겋게 물든 로우지의 낯선 모습을 마주해야 했다. 그러다 로우지는 1라운드 중반 이후 홈에게 강력한 펀치를 얻어 맞고 입에서 피를 흘리며 그 충격에 다리가 풀린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야말로 낯선 광경이었다.




    1라운드 중반 로우지는 홈을 그라운드에서 암바로 제압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홈은 어렵지않게 로우지의 서브미션 시도를 빠져 나오는 수비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결국 1라운드가 끝이 났을 때 이미 로우지는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가 됐다. 체력은 체력대로 떨어져 있었고, 다음 라운드에서 홈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 지에 대해서도 이미 아이디어가 없는 일종의 공황상태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2라운드를 시작하는 버저가 울렸고, 로우지는 옥타곤 중앙에서 홈과 마주했다. 하지만 로우지의 스타일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1라운드에 당한 굴욕을 갚아주기 위해 더욱 더 조급하게 홈에게 접근했고, 펀치를 날렸다. 하지만 홈은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어렵지 않게 로우지의 펀치를 피해갔고, 로우지는 또 다시 자신의 미스 블로우에 중심을 잃고 쓰러지는 민망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로우지의 데미지를 확인한 홈은 경기를 더 이상 오래 끌지 않았다. 로우지의 안면에 안 차례 펀치를 꽂아 넣은 홈은 로우지가 잠시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가 일어나자 지체 없이 하이킥을 날렸고, 홈의 킥은 정확히 로우지의 턱과 목 사이의 부위에 명중됐다. 홈의 킥을 정통으로 얻어 맞은 로우지는 그대로 옥타곤 바닥에 쓰러졌다.

     

    로우지의 정신이 온전했다면 킥을 맞기 전 쓰러졌다 일어나는 과정에서도 홈의 킥에 대비해 재빠르게 홈쪽으로 몸을 돌려 펀치나 킥에 대비했어야 하지만 로우지는 일어나면서 어떤 방어자세도 취하지 못한채 무방비 상태에서 홈의 체중이 실린 묵직한 킥을 그대로 얻어 맞고 실신한 채 옥타곤 바닥에 눕고 말았다.

     

    그리고 홈은 지체 없이 로우지에게 달려들어 몇 차례 파운딩 세례를 퍼부었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레프리가 경기를 중단시켜 홈의 승리를 선언한 뒤 정신을 차린 뒤에도 로우지는 흥분한 채 다시 일어나 싸우려는 모습을 보였을 정도로 정신이 없는 상태였고, 공식적인 홈의 승리 판정을 듣고 난 뒤 옥타곤에서의 인터뷰도 마다한 채 곧바로 옥타곤을 벗어나 병원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놀라운 사실은 로우지가 이날 경기가 이런 식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로우지는 지난달 토크쇼더 투나잇 쇼 위드 지미 펄론에 출연해 홈과 펼칠 경기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홈이 나와 거리를 두고 날 당황시킬 것 같다.”그리고 내가 실수를 하면 그녀는 내 얼굴을 차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치 이날 경기를 미리 본 듯한 말이었다.

     



    결국 로우지는 자신에게 이와 같은 위협이 가해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알고도 이전에 자신이 승리를 따냈던 스타일대로 경기를 치르다 재앙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의 능력을 과신했고, 자만한 결과라고 밖에는 해석이 안 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경기 전날 계체량에서 사진 쵤영을 위한 포즈를 취하는 도중 홈이 주먹으로 로우지의 안면을 건드리며 도발한 데 대해 격분, 감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려다 파이터로서 유지해야 했던 이성까지 잃었던 점도 이날 로우지의 치명적인 패인으로 작용했다.

     

    사실 로우지는 UFC 데이나 화이트 회장에게 밀리언 달러 베이비이면서 한편으로는 프로레슬링 단체 WWE의 최대 이벤트인 레슬리매니아출연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화이트 회장의 심기를 건드릴 만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그만큼 파이터로서의 기량 외에 엔터테이너로서 끼와 스타성이 넘처나는 선수가 로우지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로우지의 그와 같은 재능이 로우지로 하여금 상대를 분석하고 연구하는 파이터로서의 기본을 소홀히 하게 만드는 독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홈이 로우지의 챔피언벨트를 빼앗은 지금 두 선수의 재대결은 당연시 되는 분위기다. 사실 로우지의 현재 기량이라면 언제든 홈을 꺾을 수 있다. 어찌 보면 홈에게 당한 패배는 로우지에게 부주의에 따른 사고라고도 보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로우지가 홈과의 리턴매치를 통해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지, 아니면 다시 홈에게 패하면서 날개 없이 추락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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