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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언론, 유치찬란한 ‘아사다 마오 집착’ 언제까지?
    카테고리 없음 2015. 12. 1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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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2016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 부분은 올해 16세의 러시아의 샛별 에브게니아 메드베데바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메드베데바는 13(한국시간)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2015-2016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7.96점을 받아 앞선 쇼트프로그램 점수(74.58)와의 합계 점수 222.54점을 기록, 생애 첫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메드베데바의 이번 점수는 기존 자신의 퍼스널 베스트 점수(206.76)보다 무려 15.78점 높은 점수로 김연아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받았던 역대 여자 싱글 최고점(228.56)에 불과 6.02점 모자라는 점수다.

     

    이와 같이 메드베데바가 훌륭한 기록으로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을 제패했지만 국내 언론의 관련 기사 제목에서 메드베데바의 이름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아사다 마오, 그랑프리 파이널 최하위’, ‘아사다 마오, 그랑프리 파이널 최종 꼴찌등의 제목이 이번 그랑프리 파이널을 보도한 국내 언론들이 택한 기사 제목이다.




    아사다는 이날 프리 스케이팅에서 첫 점프인 트리플 악셀에서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으면서 수행점수(GOE) 2.71점이나 깎였고, 두 번째로 점프였던 트리플 플립도 2회전으로 처리한데다 이어진 트리플 러츠에서도 GOE 0.80점 감점당했다. 또 그 다음 점프인 트리플 플립-더블 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역시 마지막 연결 점프가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았다.

     

    그 결과 아사다는 프리 스케이팅에서 125.19점을 받아 앞선 쇼트 프로그램과의 합계 점수에서 194.32점을 기록, 이번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 선수 6명 가운데 가장 낮은 순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그렇다 아사다는 이번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꼴찌를 했다.

     

    하지만 우승한 선수의 이름보다 꼴찌를 한 선수의 이름이 기사 제목으로 월등하게 많이 선택되는 것은 분명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다.


    사실 김연아가 현역으로 뛰고 있을 때 아사다에 대한 국내 언론의 관심과 아사다를 평가 절하하는 뉘앙스의 기사가 생산됐던 것은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었다.

     

    김연아와 아사다는 나이도 같고, 올림픽 금메달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친 그야말로 라이벌이었다. 두 선수가 경기장에서 벌이는 기세싸움 외에 경기장 밖 양국의 언론이 펼치는 기세싸움도 존재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김연아가 은퇴한 이후에도 아사다에 대한 국내 언론의 보도 태도가 바뀌지 않는 점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 수준이 유치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김연아가 현역에서 은퇴해 후배들을 키우고, 그 스스로는 스포츠를 통한 외교활동을 염두에 두고 학업에 매진하고 있는 모습만큼이나 전성기를 지난 시점임에도 다시 은반에 복귀해 그랑프리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한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6명의 선수만이 출전할 수 있는 그랑프리 파이널 무대에 선 아사다 역시 그 자체로 박수 받아 마땅한 모습이다.

     

    김연아와 아사다의 경쟁은 이미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끝이 났다. 아사다를 다루는 국내 언론의 태도가 이제는 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물론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다. ‘아사다 꼴찌라는 제목을 다는 것이 메드베데바 우승이라는 제목을 다는 것보다 자극적이고, 적어도 한국에서 피겨 스케이팅 기사를 팔아먹기에 편리한 것이 사실이다. 여전히 아사다에게 적대적인 감정을 지닌 일부 극성 피겨 팬들의 눈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아사다 본인은 국내에서 자신의 이름을 어떻게 팔아먹는지 관심도 없을 터인데 언론들이 기사에 팔리기 쉬운 제목을 다는 것쯤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하지만 국내 언론의 이런 식의 아사다 이름 팔아먹기는 결국 김연아의 은퇴 이후 지리멸렬한 상태로 급변한 한국 피겨의 현실에 대한 화풀이로 비쳐진다는 점에서 씁쓸하다.

     

    언론은 기사 제목 한 줄로도 기사 내용 전체를 전달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이번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 결과를 보도하는 국내 언론이 아사다의 꼴찌를 제목으로 뽑으면서 우승자인 메드베데바의 이름은 빼놓은 것은 반쪽 짜리 기사를 썼다고 밖에 할 수 없다.

     

    한국 언론, 이제 유치찬란한 아사다 마오 집착에서 벗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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