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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딩크 이슈’를 국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님들, 그리 한가하신가요?
    카테고리 없음 2017. 9. 29.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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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훈 스포츠칼럼니스트] 거스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둘러싸고 대한축구협회와 히딩크 재단 사이에 벌어진 진실공방 헤프닝을 국회 국정감사에서 다루려고 하는 모양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축구협회 관계자는 29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로부터 김호곤 부회장이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하라는 출석 요구서를 오늘 수령했다"고 밝혔다.


    출석 요구서에는 오는 13일 오전 10시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리는 문화체육관광부 국감 때 증인으로 나오라고 명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교문위는 앞서 28일 전체회의를 열어 국감 증인 29명을 채택하면서 히딩크 전 감독의 대표팀 감독의 국가대표팀 사령탑 복귀 문제에 관한 공식 제안 여부를 두고 진실 공방을 벌인 김호곤 부회장과 노제호 히딩크 재단 사무총장의 이름을 포함했다.



    축구협회에서 대표팀 감독직을 둘러싸고 벌어진 헤프닝을 국회 국정감사에서 다루겠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과연 이번 히딩크 이슈가 과연 국회 국정감사에서 다룰 만한 이슈일까?


    이 이야기는 지난 6월 슈틸리케 감독 퇴임 이후, "한국 국민들이 원한다면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을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히딩크 측 관계자가 전했다는 언론 보도에서 시작됐다,


    히딩크 전 감독은 잉글랜드와 러시아 대표팀 감독 제의도 거절하고, 올해 초에는 중국 프로축구 구단의 잇따른 감독 제의도 거절했는데 그가 이런저런 제안을 거절한 이유가 한국 대표팀 감독직 복귀를 염두에 둔 행동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축구계가 술렁였다.


    이에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직을 겸하고 있는 김호곤 부회장이 불쾌감을 나타내고 신태용 대표팀 감독도 불쾌하다는 반응을 나타내면서 논란은 확산됐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김호곤 부회장이 히딩크 재단 등 히딩크 전 감독 측으로부터 대표팀 감독직과 관련된 어떤 연락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힌 반면 히딩크 재단의 노제호 사무총장이 연락을 한 적이 있다고 맞서면서 논란은 진실게임 양상으로 전개됐다.


    이후 노제호 사무총장이 카카오톡 메시지로 '히딩크 감독이 한국 대표팀 감독에 관심이 많으니 최종예선 2경기는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본선에 올라가면 히딩크 감독도 지원할 수 있다' 김호곤 부회장에게 보낸 사실이 밝혀졌고, 김호곤 부회장은 언론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것으로 비쳐지면서 여론의 비난을 받아야 했다.


    이에 대해 김호곤 부회장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식적인 제안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고, 이후 해당 메시지에 대해 잊고 지냈다는 취지로 해명을 했다.



    이후 히딩크 전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감독직에 연연하지 않고 있으며 감독이 아니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도움을 주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축구협회는 신태용 감독에 대한 신임을 확인하는 한편, 히딩크 전 감독이 러시아월드컵에 나서는 대표팀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지에 대해 논의했고, 현재는 히딩크 전 감독의 의중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축구협회는 김호곤 부회장의 국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 요구에 대해 참석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협회는 아직 출석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나 사실 이 사안은 한 마디로 국회 국정감사에서 다룰 만한 이 아니다.


    어느 국가든 대표팀 감독직을 둘러싸고 이런저런 논란이 벌어지고 여론의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상황은 흔한 일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논란의 정리는 그 나라 축구계 구성원들이 자율적으로 하고 그 결정에 스스로 책임을 진다. 비단 축구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도 마찬가지다.


    이 나라 국회는 도대체 얼마나 한가하길래 일개 경기단체 내부에서 벌어진 헤프닝성 논란을 국정감사에서 다루겠다고 나서는지 참으로 모를 일이다.


    특히 지금 국회에서 히딩크 이슈를 가지고 김호곤 부회장과 같은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를 증인으로 불러 어쩐 식의 상황을 연출할 지는 충분히 예상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와 같은 일은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국제 스포츠계의 대원칙을 무시하는 처사로 비쳐질 수 있고, 경우와 정도에 따라 축구협회에 대한 외부 간섭으로 비쳐져 국제축구연맹(FIFA)의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


    FIFA는 축구협회 운영에 대한 외부 간섭, 특히 정치권의 압력과 간섭을 허용하지 않도록 하고, 위반할 때에는 해당국에 대해 월드컵을 포함한 각종 국제대회 출전금지 등 징계를 하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해 놓고 있다.


    현재 축구협회가 히딩크 전 감독을 대하는 태도는 결코 바람직스러운 태도로 보이지 않는다. 히딩크 전 감독이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는 우리 대표팀에 어떤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한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여론에 밀려 울며 겨자 먹기를 하고 있다는 티를 너무 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는 하더라도 그 결론은 축구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자율적으로 내도록 해야지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이 축구협회 고위관계자를 증인으로 불러 죄인 다루듯 하는 장면을 연출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결코 아니다.


    국회가 히딩크 이슈를 국정감사에서 다루려고 하는 이유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히딩크 이슈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질의를 하는 의원은 공중파 방송 카메라의 원샷을 받을 수도 있고, 재미있는 장면이 연출되면 국정감사가 끝나고도 자주 방송에 얼굴을 내비칠 수 있다.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를 하겠다고 나섰으면 적어도 히딩크 이슈보다는 좀 더 가치 있는 이슈를 찾는 노력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적어도 히딩크 이슈에 관한 한 염불보다 잿밥에 더 관심이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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