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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년 만에 따낸 남자 피겨 올림픽 티켓, 아직은 누구의 것도 아니다
    카테고리 없음 2017. 9. 3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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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훈 스포츠칼럼니스트]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맏형 이준형(단국대)이 멀어져 가던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의 희망을 되살려 냈다.  


    이준형은 30(한국시간) 독일 오벨스도르프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네벨혼 트로피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 출전, 기술점수(76.52)와 예술점수(72) 합계 148.52점을 기록, 앞서 펼친 쇼트 프로그램 점수(74.37)와의 합산 총점 228.89점의 기록으로 26명의 출전 선수 중 5위에 올랐다.


    이날 출전 선수 26명 가운데 첫 번째로 아이스링크에 들어선 이준형은 퀸(QUEEN) '보헤미안 랩소디'에 맞춰 연기를 시작, 첫 점프 과제인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깨끗하게 성공시킨 뒤 이어진 트리플 악셀 단독 점프에 이은 트리플 플립,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트리플 루프 등을 역시 실수 없이 소화했다.



    후반부 점프 착지에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전체적으로 안정된 기술과 풍부한 표현력으로 클린한 연기를 이어가던 이준형은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끝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결국 이준형은 대회 5위에 오르면서 이번 대회에 걸린 6장의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 티켓 가운데 한 장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날 이준형의 프리 스케이팅 점수 148.52점은 종전 자신의 프리 스케이팅 최고 점수(135.93, 2014년 주니어 그랑프리 프랑스 대회)를 무려 13점 가까이 높인 최고 기록이며, 쇼트 프로그램과의 합산 총점 역시 종전 총점 최고점(203.92, 2014년 주니어 그랑프리 크로아티아 대회)보다 25점 가까이 높은 개인 최고 점수다.  

    이로써 한국 남자 피겨는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 이규현 이후 16년 만에 동계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됐다.


    앞서 이준형은 지난 7월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1차 선발전에서 1위에올라 이번 네벨혼 트로피에 출전할 자격을 따낸 바 있다.


    통상 다음 해에 열리는 동계올림픽 출전티켓을 따내는 주요 루트는 올림픽 티켓이 가장 많이 걸린 세계선수권대회다. 네벨혼 트로피에서 올림픽 출전 쿼터는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올림픽 티켓을 따내는 것 보다 결코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준형은 자칫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구경꾼이 될 뻔한 한국 남자 피겨 스케이팅을 기사회생 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준형이 네벨혼 트로피에서 올림픽 출전 쿼터를 따내는 작은 기적을 연출했지만 그가 따낸 올림픽 티켓은 아직 이준형의 것이 아니다.


    이준형은 앞으로 있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차준환(휘문고), 김진서(한국체대) 등과 올림픽 출전 티켓을 놓고 최후의 승부를 벌여야 한다.


    특히 남자 김연아로 불리며 한국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ISU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2회 연속 우승과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동메달을 따낸 차준환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피겨의 지존심을 지켜줄 것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아왔다.



    차준환은 그러나 지난 7월 올림픽 대표 선수 1차 선발전에서 극심한 부진으로 출전 선수 4명 중 3위에 그치면서 평창으로 가는 길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당시 오른쪽 발목과 고관절 상태가 좋지 않았던 차준환은 점프 실수를 여러 차례 범하는 등 부진한 연기를 펼친 끝에 평창 동계올림픽 자력 출전이 좌절됐다.


    하지만 1차 선발전 당시 1위를 차지한 이준형이 네벨혼 대회에서 개인 최고의 연기를 펼친 덕분에 차준환은 남은 두 차례 선발전 성적에 따라 평창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선발전을 세 차례 치러 총점 합계 상위 1명을 뽑아 이번에 이준형이 따온 올림픽 출전권을 준다. 따라서 이준형이 한국 남자 피겨를 기사회생 시켰지만 정작 자신이 따온 올림픽 출전 티켓이 다른 선수에게 가는 장면을 볼 수도 있다.


    과연 이준형이 스스로 자신이 따온 평창 올림픽 티켓의 주인이 될 지, 아니면 남은 두 차례 선발전에서 후배들에게 역전을 허용, 올림픽 출전의 꿈을 접게 될지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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