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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 동계올림픽을 매개로 한 남북 교류가 공허해 보이는 이유
    카테고리 없음 2018. 1. 31.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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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은 지난 29 "2 4일 금강산에서 진행하기로 합의했던 남북 합동문화공연을 취소한다"고 알려왔다.

     

    남북은 지난 17일 열린 고위급회담 실무회담에서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전 금강산에서 합동문화공연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바 있는데 북한 측이 이를 뒤집은 것.

     

    북한은 이날 밤 1010분께 남북 고위급회담 북측 단장 명의 통지문을 통해 우리측 언론이 평창올림픽과 관련해 북한이 취하고 있는 진정어린 조치들을 모독하는 여론을 계속 확산시키고 있는 가운데 북한 내부의 경축행사까지 시비해 나선만큼 합의된 행사를 취소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고 통일부가 전했다.

     

    북한이 밝힌 내부 경축행사는 2 8일 진행할 것으로 보이는 이른바 '건군절' 열병식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에 "북한의 일방적 통보로 남북이 합의한 행사가 개최되지 못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어렵게 남북관계 개선에 첫 발을 뗀 상황에서 남과 북 모두 상호 존중과 이해의 정신을 바탕으로 합의한 사항은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상황을 지켜보는 남측 국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그리고 북한 측의 평창 동계올림픽 선수단 파견 결정이 이루어지자마자 지나치게 급하게 추진된 남북교류가 결국 제대로 된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는데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의 과욕이 불러일으킨 부작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언급했을 때 많은 국민들은 그저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최소한 북한 선수단이 평창에 머무는 동안에는 북한이 핵 도발을 이어가지 않을 것이란 생각과 함께 올림픽을 계기로 북미간 대화의 물꼬가 터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먼저 북측에 남북 단일팀 추진을 제의하고 남북 문화교류 등 전방위적인 교류를 제안하고 이를 북한이 수용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은 점점 고개를 갸우뚱 할 수 밖에 없었다.

     


    스포츠를 정치의 도구로 활용하는 모양새가 너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남북 단일팀 추진은 당사자인 남측 대표팀 구성원들의 의사를 물어보지 않은 채 진행된 졸속 논의였고,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해온 기회의 평등이나 과정의 공정함, 결과의 정의로움과는 거리가 먼 모양새였다.

     

    기자뿐만 아니라 상당수 국민들이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던 이유도 바로 앞서 언급한 그 이유 때문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은 함께 훈련을 진행하면서 선수들이 스스럼 없이 어울리고 함께 생일 파티를 하는 등 화합의 분위기 속에 훈련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력 약화에 대한 우려도 처음보다는 많이 누그러진 상황이고 코칭 스태프의 역할에 대한 우려도 일단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상황이다.

     

    하지만 올림픽이 개막하고 경기의 내용과 결과가 속속 확인되는 과정에서 어떤 작은 변수로 인해 선수단이 흔들리고 남과 북의 선수들이 어색한 관계가 될 위험은 상존해 보인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선수들이 스스로 조심하는 부분이 크다고 한다면 아직은 남과 북의 선수들끼리 어떤 끈끈한 유대감이나 신뢰감이 형성됐다고 보이 어렵다.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 북한의 태도가 변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전체 응답자의 28%만이 '변했다고 답한 반면 65% '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북한의 평창행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진정성을 판단하는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조사결과로 우리 국민들도 북한을 믿기 어려운 존재로 인식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같은 국민적인 불신 속에 급하게 구성한 남북 단일팀에 대해 과거와 같은 국민들의 지지를 바라는 것은 무리가 있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한 최근의 상황이 충분히 설명이 된다.

     

    우리 정부는 남북 합동문화공연 취소에도 불구하고 북한 마식령 스키장에서의 남북 스키대표팀의 공동 훈련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우리 국민들 입장에서나 심지어 스키 대표선수들의 입장에서 봐도 마식령 스키장에서의 훈련은 참으로 생뚱 맞은 이벤트다.

     

    우리 국민들의 눈높이에 평창 동계올림픽에서의 남북 교류라고 하는 것은 대회 개.폐회식 남북 공동 입장과 북한 응원단과의 단체 응원 정도 수준이다. 그 외의 어떤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남북 교류 내지 남북 화해 모드 보여주기 이벤트는 오히려 국민들에게 공허한 퍼포먼스로 비쳐질 수 밖에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국민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남북이 같은 민족이라는 이유 만으로 통일을 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답한 20대들이 절반에 가깝다는 통일관련 기관의 설문조사 결과는 한반도 긴장 완화와 남북 교류, 더 나아가 통일을 추진해 나감에 있어 정책적으로 변화가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스포츠를 정치에 끌어들이는 낡은 사고로는 결코 우리 국민들의 북한에 대한 인식과 통일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만들기 어렵다는 사실을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실제적인 사례로서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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