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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육계의 용기 있는 ‘미투 운동’을 기다리며...
    카테고리 없음 2018. 2. 2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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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안민석 의원(더불어 민주당)이 국내 체육계에도 성폭력 고발 캠페인 '미투(#MeToo)' 운동이 곧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안 의원은 28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지금 미투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데 아직 체육계가 터지고 있지 않고 있다." "나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체육계의 어떤 성추행, 성폭행이 더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제보가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내가 볼 때는 곧 터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안 의원은 "특히 우리 여학생들의 합숙소는 잠재적인 성폭행의 장소"라며 "꾸준히 특히 성폭행 관련된 제보들은 있고, 아마 체육계 미투 운동은 곧 터질 것으로 본다"고 거듭 체육계 미투 운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스포츠계의 성폭력 문제는 심심치 않게 터져 나오는 문제다. 안 의원의 지적대로 학교 운동부 합숙소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성폭력 문제도 있지만 훈련장이나 제3의 장소에서 벌어지는 성폭력 문제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드러난 가장 충격적인 스포츠 성폭력 사건은 역시 미국에서 벌어진 미국 여자체조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한 팀 주치의의 성추행 사건이다.

     

    전 미국 체조대표팀 팀 닥터 래리 나사르는 지난 30년 동안 미국 체조대표팀과 미시간 대학 등에서 팀 닥터로 일하며 치료실에서 체조선수들을 상대로 성추행 등을 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2월 수감됐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시몬 바일스, 앨리 레이즈먼, 가비 더글러스, 맥카일라 마로니 등 그를 고발한 체조 선수들만 156명에 이르렀고, 이후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가 100명 가량이 더 늘어났다. 그 결과 나사르는 지난 달 24일 법원으로부터 징역 40∼175년을 선고 받았는데 이후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가 늘면서 징역 40∼125년이 추가로 선고됐다.


     

    나사르의 성추행 혐의가 드러난 이후 미국 국가대표 출신의 유명 선수들이 그의 악행을 차례로 폭로했다.

     

    미국 스포츠계에서 일어난 미투 운동으로 인해 미국 사회가 받은 충격은 실로 엄청났다. 대부분 선수가 미성년의 어린 선수였기 때문이었다. 그 결과 나사르는 최장 360년의 징역을 선고 받게 됐다.

     

    하지만 우리의 상황은 미국과 비교할 때 과연 유명 스포츠 선수들의 미투 운동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

     

    최근 드러나는, 학교 운동부에서 여학생 선수들에게 가해지는 코치의 성폭행 문제에 대해 어느새 우리 체육계는 불감증 같은 것에 걸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

     

    성추행 이슈가 발생되면 처음에는 해당 코치를 영구제명하고 추가적인 형사 고발 등 가능한 최고 수위의 제재를 가하지만 여론이 잠잠해지고 사람들의 관심이 잦아들면 슬그머니 징계수위를 낮춰주고 살길을 모색해 주는 행태를 대한체육계를 비롯한 우리 체육계는 반복해 왔다.

     

    무명의 어린 선수들의 고통을 이런 식으로 처리해 온 국내 체육계에서 국가대표급 선수나 인기 프로스포츠 종목에서 활동하는 어떤 선수가 현직에 있는 유명 지도자에 대해 학창시절 겪은 성폭행 사건에 대해 폭로하고 나선다면 그 후폭풍을 우리 체육계는 감당할 수 있을까?

     

    아마도 누군가 1~2명이 용기 있는 고백을 하고 나선다면 그 이후에는 미투가 봇물 터진 듯 터져 나올 것이다.

     

    만약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그 일을 받아들이는 언론이나 시만 시회는 철저한 위더스(with us)’로 용기 있는 고발자들을 보호하고 그들과 연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대한체육회와 해당 경기단체가 그 사안을 어떻게 조사하고 처리하는지 철저히 감사해야 한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여자 프로농구 우리은행의 감독이던 박명수는 미국 전지훈련 도중 소속팀의 한 선수를 호텔로 불러들여 옷을 벗기고 추행했다. 박명수는 국가대표 감독까지 지낸 지도자였지만 그런 천인공노할 짓을 저지르고도 감옥생활을 하지 않고 집행유예로 풀려 나왔다.

     

    이루 피해 선수의 가족들이 억대의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만 들렸을 뿐 이후 소송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에 대해 보도하는 언론사를 찾기는 어려웠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과 구단, 언론이 일종의 침묵의 카르텔을 벌인 것이나 마찬가지다.


    심지어 일부 언론은 지난 2014년 박명수의 모친상 소식을 부고로 전하는 코미디 같은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이번에는 그때와 달라야 한다. 경기장을 다니고 여자 스포츠 구단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보기 불편한 장면을 종종 볼 때가 있다. 여자 스포츠 구단임에도 불구하고 양성평등과는 거리가 먼 일들이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2018년 올해 체육계에서 미투 운동이 벌어진다면 모든 체육계 구성원들은 이를 정면으로 맞서 원칙과 정의를 구현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과거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밝혀진다면 고백과 반성, 그리고 그에 따른 책임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지금 당장 듣기 불편하고 보기 불편하다고 문제를 회피한다면 같은 피해가 반복될 것이고, 성추행을 중심으로 한 적폐 역시 청산이 어려워 진다.

     

    체육계 미투 운동이 두렵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용기 있는 미투 운동이 하루라도 더 빨리 일어나기를 기다려 지는 것도 사실이다. 국내적으로 이제 이런 문제에 대해 자정할 수 있는 사회적인 인식과 분위기가 충분히 성숙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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