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춘천 히딩크’ 위성우 감독의 파란만장 WKBL 정복기
    카테고리 없음 2013. 2. 22. 12:54
    반응형

    지난 4시즌 동안 여자 프로농구 꼴찌의 수모를 겪었던 춘천 우리은행이 2012-2013 시즌 정규리그 정상에 오르는 코트 반란을 일으켰다.

     

    우리은행은 21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KB스타즈와의 KDB금융그룹 2012-2013 여자프로농구 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올스타전 참석을 끝내고 팀에 복귀한 티나 톰슨(27득점 19리바운드)과 주장 임영희(13득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 박혜진(10득점 6리바운드) 등 주전 선수들의 착실한 득점과 김은경, 김은혜 등 베테랑 선수들의 효과적인 수비가 조화를 이루며 65-51, 14점차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시즌 24 10패가 된 우리은행은 2위 안산 신한은행과의 승차를 1.5경기 차로 벌렸고, 오는 24일 신한은행과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패해 신한은행과 시즌 전적에서 동률이 되더라도 상대 전적에서 신한은행에 4 3패로 우위를 지킬 수 있어 남은 경기결과에 관계없이 정규리그 우승과 챔피언결정전에 직행을 확정 지었다.

     

    우리은행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06년 겨울리그 이후 7년 만이며, 팀 통산 6번째 정규리그 우승이다.


    우리은행의 7년만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야기 할 때 위성우 감독을 빼 놓고는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 팀 내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면서 감독이 퇴진하고 조혜진 감독대행 체제로 팀이 운영되는 파행을 겪었다. 당연히 팀 성적은 바닥이었고, 선수들은 패배의식에 젖어 있었다. 지난 시즌까지 꼬박 4시즌 연속 꼴찌였다. 2000년대 초반 우승을 밥 먹듯 했던 우리은행의 영광은 그저 먼 과거의 일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신한은행의 6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이끈 주역인 위성우 신한은행 당시 코치가 우리은행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우리은행은 뼛속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위 감독은 그와 함께 영입된 한국 여자농구 사상 최고 가드 출신의 전주원 코치, 여고팀 지도자 경험이 풍부한 박성배 코치와 함께 몸도 마음도 프로선수로서 제대로 준비되어 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패배의식에 젖어 있던 우리은행 선수들을 제대로 된 프로선수로 바꿔놓았다.

     

    특히 비시즌 동안 우리은행 선수들이 소화했던 지옥훈련은 주장 임영희의 표현을 빌리자면 말로 설명해도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었고, 선수들은 지나가던 개가 부러울 정도로 매일매일 자신의 한계를 확인해야 했다.

     

    그 결과 이승아, 박혜진, 양지희, 배혜윤 등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과 같은 유망주 선수들이 잘 다듬어진 보석 같은 선수들로 성장했다. 



    특히, 34세의 주장 임영희는 은퇴날짜 받아놓은 갈참이라는 주위의 비아냥을 비웃기라도 하듯 리그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다.

     

    위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수훈선수로 단연 임영희를 지목했다. 위 감독은 "임영희가 팀의 중심이 되어줬다"는 위 감독은 "나이가 많아도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데도 다른 선수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연습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위성우 감독은 우리은행의 변신을 체력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 판단은 정확했다. 강력해진 우리은행 선수들의 체력은 우선 부상방지에 효과적이었고, 경기 내내 상대를 질식시키는 압박수비를 가능케 했다.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된 직후에도 선수들이나 코칭스태프들의 표정이 비교적 덤덤했던 이유는 그들이 비시즌에 흘린 피와 땀에 대한 당연한 보상이라는 생각 때문이 아니었을까?

     

    바닥에 떨어져 있던 팀을 순식간에 정상에 올려놓는 능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위성우 감독은 분명 2002 한일월드컵 축구대회에서 한국을 4강에 올려 놓았던 거스 히딩크 감독과 닮아 있다. 그 원동력을 체력강화에서 찾았다는 점도 히딩크 감독과 닮아 있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이 오랜 기간 세계 각지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겪으며 체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 축구를 세계 4강에 올려놓은 데 반해 위성우 감독은 감독으로서의 경력이 전무한 상태에서 좌충우돌하면서 파란만장한 과정을 거쳐 우리은행을 정상에 올려놓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우리은행의 올 시즌 첫 패배는 작년 10 21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홈 개막전에서 용인 삼성생명에게 당한 패배였다

     

    기자는 당시 인터뷰룸에서 가진 위성우 감독과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이스레코더에 아직 보관하고 있다.

     

    당시 경기에서 우리은행 선수들은 삼성생명의 노련한 플레이에 말려 시즌 개막전이었던 구리 KDB생명(직전 시즌 정규리그 준우승팀)과의 경기에서 보여줬던 생동감 있는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고 16점차 대패를 당했다.

     

    인터뷰룸에 들어선 위성우 감독의 표정과 말투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경기 흐름상 따라붙을 수 있는 기회에서 번번이 기회를 놓치고 점수차를 줄이지 못한 우리은행의 경기력이 진정한 강팀과의 차이점이라는 말과 현재 우리은행 선수들 가운데 어려운 상황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 줄 선수가 없다는 점, 그리고 아직은 패배에 익숙한 팀 분위기상 이날 패배가 순식간에 4연패, 5연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정규리그를 우승으로 마무리 지은 지금 당시 위 감독의 우려 가운데 현실로 나타난 우려는 단 한 가지도 없다.



     

    5라운드까지 25경기를 치르면서 5경기 만을 내줬던 우리은행이 정규리그 우승이 현실로 다가오자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6-7라운드 9경기를 치르면서 5패를 당하는 등 우승이라는 아직은 낯선 경험에 대한 부담감에 고전하기는 했으나 결국 이마저 극복해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마음고생을 겪은 위성우 감독의 체중이 3-4kg이나 빠지는 대가를 치르긴 했지만 말이다.

     

    '만년 꼴찌', '동네북'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따라붙던 우리은행을 위성우 감독은 불과 한 시즌 만에 파란만장한 훈련과정과 험난한 리그 일정을 모두 소화한 끝에 리그 정상에 올려놓았다.

     

    위성우 감독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뒤에서 서포트해주는 사람들도 있지만 선수들이 힘들었을텐데 묵묵히 참아줘 우승할 수 있었다. 선수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우승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이제 위 감독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3 15일부터 시작하는 챔피언결정전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위 감독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선수들과의 야자타임’. 얼마 전 우리은행 선수들은 가장 야자타임을 하고 싶은 인물을 묻는 질문에 단연 위 감독을 지목했다고 전해진다. 자신들을 혹독하게 훈련시켜 리그 우승트로피를 안겨준 춘천 히딩크위성우 감독에게 우리은행 선수들은 어떤 험한(?) 말을 쏟아낼 지 자못 기대(?)가 된다.

     

    위성우 감독에게 선수들과의 야자타임 역시 그가 이번 시즌 겪어야 할 파란만장한 과정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반응형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