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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주영과 벵거의 악수, 그리고 아스널의 '죽음의 일정'
    카테고리 없음 2013. 10. 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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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데일리메일> 2(한국시간) 팀 훈련장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는 박주영과 아르센 벵거 감독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소개했다.

     

    이 한 장의 사진은 국내 축구팬들에게 전달되며 벵거 감독이 부상에서 돌아온 박주영에게 반갑다는 인사를 건넨 것이라거나 곧 기회를 줄 테니 기다리라는 암시를 준 것이라는 등등의 여러 가지 추측을 낳게 했다.



     

    그렇다면 박주영과 벵거 감독의 결코 가벼워 보이지 않는 악수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지금으로선 '이런 것이다'라고 단정짓기는 어려워 보인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추석 연휴까지 반납한 채 지난달 13일 영국으로 출국, 약 열흘 동안 박주영을 비롯해 기성용, 지동원(이상 선덜랜드), 이청용(볼튼 원더러스), 윤석영(퀸즈파크레인저스), 김보경(카디프시티) 등 잉글랜드 무대에서 활약중인 선수들을 직접 만나고 왔다

     

    그리고 영국 출장에서 돌아온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박주영의 발탁과 관련, ‘홍명보 원칙 고수를 재확인했다.

     

    홍 감독은 23일 오후 2시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박주영의 국가대표 발탁에 대해이미 얘기했듯이 약 2~3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장시간 벤치에 앉아있는 것은 얘기가 다르다.”대표팀이 한 자리에 모인다고 해도 훈련을 길게 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 2~3일 정도 훈련하고 경기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기존의 생각(소속팀에서의 꾸준한 출전이 발탁 원칙)에는 변화가 없다."홍명보 원칙고수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주영의 경우 홍명보 원칙에 관계 없이 일단 대표팀에 들어와서 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홍 감독은 "각자의 생각이 다르겠지만 원칙이 상황마다 바뀌라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후 홍 감독은 지난 달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월에 열리는 브라질(12·서울말리(15·천안)와의 평가전에 나설 축구대표팀 25명을 확정, 발표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홍 감독은 각자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는 벤치멤버 지동원과 윤석영을 뽑았다. 이런 식이면 보기에 따라 원칙을 깬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을 수도 있는 선수구성이었다.



     

    이에 대해 한 언론은 벤치의 지동원과 벤지의 박주영은 다르다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최근 들어 감독의 신뢰를 잃고 부진에 빠졌지만 얼마 전까지도 선덜랜드의 주요 전력으로 분류됐던 지동원과 지난 수 개월간 한 차례의 실전도 가지지 못한 박주영은 같은 벤치멤버라도 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지동원이 뽑히고 박주영은 탈락했다는 논리를 폈다

     

    이와는 반대로 한 한 언론에서는 홍 감독이 자신의 원칙을 흐림으로써 스스로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이번 홍명보호 엔트리 발표가 전자의 경우이든 후자의 경우이든 일단 홍 감독의 원칙에는 정확히 맞지 않는 구석이 있어 보이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주목할 것은 홍 감독이 영국 출장에서 돌아온 이후 박주영에 대해 언급하는 내용을 보면 좀더 단호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대표팀에 박주영을 뽑는 것은 시기상조라 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박주영이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적절한 행동을 할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박주영에 대한 신뢰를 나타낸 점에서도 잘 드러난다.

     

    박주영은 최근 의미심장한 액션하나를 보여줬다. 그것은 바로 에이전트의 해고.

     

    유럽축구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가 한 언론에거 밝힌 바에 따르면 박주영은 그간 자신의 이적 협상을 전담했던 이탈리아 출신의 에이전트 마우리치오 모라나와 최근 결별했다.

     

    협상 루트를 다양화해 겨울이적시장 기간 중 이적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모라나가 자신과 특별한 친분 관계가 있는 몇몇 중동 클럽으로 이적할 것을 박주영에게 지속적으로 권유했지만 박주영은 유럽에 남기를 희망했고, 결국 이런 부분에 대해 박주영이 불만을 가진 끝에 모라나와 결별하게 된 것이라고 추측했다.

     

    박주영의 입장에서는 겨울 이적시즌이 돌아오기 전에 광범위한 유럽 무대를 아우를 수 있는 새 에이전트를 일찌감치 영입함으로써 이적을 미리 준비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최소한 내년 월드컵에서 무늬만 아스널맨으로 뛰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도 해석된다.

     

    하지만 겨울 이적시즌이 열리기 전까지 홍명보 감독이 박주영을 대표팀에 뽑지 않고 박주영이 자신의 원칙 안으로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게 된다면 자칫 박주영이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했을 때 팀웍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홍 감독은 최소한 박주영이 11월 유럽에서 있을 평가전에 출전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가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박주영이 11월에 소집되는 대표팀에 들기 위해서는 이달의 활약이 매우 중요하다. 아스널이 치르는 1-2 경기에라도 박주영이 모습을 드러낸다면 홍 감독으로서는 일단 박주영의 발탁 명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달 하순부터 다음달 초로 이어지는 기간 동안 아스널이 소화해 내야 하는 일정은 그야말로 죽음의 일정이다. 벵거 감독이 박주영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16일 노리치시티전을 시작으로 다음달 1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까지 25일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와 캐피털원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까지 모두 합쳐 7경기를 치러야 한다


    대략 3-4일에 한 차례씩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계산인 셈이다. 이 기간 중 아스널은 맨유, 리버풀, 첼시, 도르트문트(독일)을 상대해야 하고 독일 원정까지 다녀와야 한다.

     

    물론 박주영은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뛰지 못한다. 따라서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아닌 경기에서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진다.

     

    박주영이 아스널이 리그 우승으로 가는데 있어 가장 신경이 쓰이는 기간일 수 있는 이 죽음의 일정 기간에 제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면 대표팀에 발탁되는 문제나 아스널에서의 입지 모두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

     

    박주영을 뽑고 싶어하는 홍명보 감독으로서도 아스널이 맞이할 죽음의 일정에 박주영이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만약 기회를 얻는다면 잘 해낼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다.

     

    만약 박주영이 이 기간에도 아무런 기회를 얻지 못한다면 홍 감독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스스로 원칙을 깨고 박주영을 뽑거나 겨울 이적시즌 이후로 박주영의 대표팀 발탁 검토 시기를 미루는 것이다. 홍 감독의 선택이 어떤 쪽이 될 것이냐에 따라 대표팀의 모습이 좌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선택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맞물려 아스널이 곧 맞이할 죽음의 일정이 아스널 선수로서, 그리고 국가대표 선수로서 박주영의 운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 박주영과 벵거 감독의 결코 가벼워 보이지 않는 악수 장면은 아스널이 죽음의 일정을 소화하는 기간동안 박주영이 어떤 극적인 상황을 연출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예감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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