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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적생 신화 꿈꾸는 삼성생명 슈터 최희진의 '희망가'
    카테고리 없음 2013. 12. 1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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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청주 KB스타즈와 용인 삼성생명의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2라운드 경기가 열린 청주실내체육관.

     

    이날 KB스타즈는 외국인 선수 모니크 커리가 20득점 10리바운드의더블더블을 기록하고, 에이스 변연하와 홍아란이 나란히 10득점씩을 기록하며 삼성생명을 상대로 58-57, 1점차의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3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어찌 보면 지극히 평범할 수 있는 이날 경기가 한 선수에게만큼은 자신의 인생을 통틀어 가장 특별하고 기억에 남는 경기가 됐을 것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삼성생명의 슈터 최희진.

     

    그는 불과 나흘 전까지만 해도 안산 신한은행 소속으로 김단비, 김연주, 조은주 등 쟁쟁한 슈터들에 밀려 변변한 출전기회 한 번 잡지 못하던 벤치 워머였다.

     

    지난 4일 삼성생명과 신한은행의 트레이드 합의로 최희진은 삼성생명의 유니폼을 입었다.

     

    전날 임달식 감독으로부터 트레이드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정체를 알기 어려운 눈물이 쏟아졌지만 한편으로는 독기와 오기가 솟아올랐다

     

    그렇게 유니폼을 갈아입은 최희진은 이적 사흘 만인 이날 KB스타즈와의 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한 경기 40분을 모두 뛰었다



     

    비록 이날 삼성생명이 아깝게 한 점차 패배를 당했지만 최희진은 12득점을 올리며 제 몫을 했다.

     

    특히 이날 삼성생명이 한때 21-8까지 뒤지던 1쿼터 경기를 26-17, 9점차로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은 최희진이 3점슛 2개를 포함해 8득점을 올리는 활약을 펼친 덕분이었다.

     

    최희진은 이날 총 12득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프로 8년차인 최희진이 프로 데뷔 이후 한 경기에서 기록한 최다 득점 기록이었다.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은 최희진에게 부담 갖지 말고 경기에 임하라는 말과 수비나 궂은 일부터 하고, 찬스가 오면 부담 없이 쏘라는 말을 해줬고, 프로통산 ‘1 3점슛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한바 있는 선배이자 코치인 박정은 코치의 원포인트 레슨은 슈터인 최희진에게 엄청난 도움이 됐다.

     

    이렇듯 경기에 투입되기 전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막상 경기에 선발로 나서자마자 40분 풀타임을 뛰다 보니 힘들기보다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렇게 정신 없는 이적 신고식을 펼친 최희진은 경기가 끝나고 나서야 온몸에 진이 다 빠져나감을 느꼈다.

     

    어쨌든 프로 데뷔 이후 7시즌을 줄곧 신한은행의 선수로 생활하다가 유니폼을 갈아 입자마자 치른 경기 치고는 합격점을 줄 수 있는 경기였다.

     

    그리고 그로부터 열흘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 16일 최희진은 삼성생명의 유니폼을 입고 첫 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적 이후 3경기 만이다. 삼성생명은 이날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구리 KDB생명과의 정규리그 3라운드 경기에서 71-62로 승리했다.

     

    이날 최희진은 또 다시 자신의 통산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12득점에서 13득점으로 갈아치우며 승리의 주역 가운데 한 명이 됐다. 그리고 기자들로부터 수훈선수로 선정되어 경기 직후 기자회견의 기회를 가졌다.

     

    기자회견의 주인공도 단연 최희진이었다.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고, 최희진은 얼떨떨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그 동안 하지 못했던 말들을 쏟아냈다.




     

    최희진은 우선 프로 통산 최다득점을 올린 데 대해 "득점을 떠나서 이적 후 더 많은 경기에 뛸 수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최희진은 팀에서 가장 많은 9차례 3점슛을 시도해 3개를 성공시켰다. 높은 성공률도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낮은 성공률도 아니다. 무엇보다 상대 수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거침없이 슛을 던지는 과단성은 높이 평가할 만했다.

     

    이에 대해 최희진은 슈터는 일단 기회가 나면 림부터 보고 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호근 감독이 팀내 슈터들에게 끊임 없이 요구해온 마음가짐이다.

     

    이날 최희진은 4쿼터 초반 골밑의 배혜윤에게 기막힌 어시스트 연결했고, 배혜윤이 골을 성공시키자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머리위로 치켜들며 환호했다. 여자프로농구 코트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이에 대해 최희진은 코트에서 감정 표현이 솔직한 편이지만 그런 세리머니가 나올 줄 몰랐다면서도 평소 코트에서 멋진 플레이 뒤에 선수들이 몸을 서로 부딪히거나 하는 세리머니를 볼 때마다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어찌 보면 그토록 멋진 어시스트를 할 수 있었던 것도, 그리고 그렇게 솔직한 감정표현을 할 수있었던 것도 코칭스태프의 믿음과 충분한 출전시간이 최희진에게 가져다 준 과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최희진은 인터뷰 말미에 농구인생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인 것 같다. 꼭 잡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희진의 삼성생명 이적은 최희진 본인에게도 기회지만 이호근 감독에게도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 수 있는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음이 이날 경기에서 증명됐다.

     

    이적생 신화를 꿈꾸는 최희진의 '희망가'가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3라운드 올인을 선언한 삼성생명에게 반전의 힘을 제공할 수 있을 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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