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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AG, 일찌감치 '불량대회' 판정...어디서부터 잘못됐나
    카테고리 없음 2014. 9. 2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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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인천아시안게임이 연일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성화 점화자 사전 유출, 한류 연예인 콘서트장 변질 논란 등을 빚은 개막식으로 '사상 최악의 개막식'이라는 국내외 언론의 혹평 속에 막을 올린 인천아시안게임은 이후 식중독균 검출 도시락 파문, 자원봉사자들의 전문성 부족 논란, 저조한 입장권 판매, 대회 운영예산 부족에 따른 각종 선수 지원 부실 논란, 경기 기록 관리 부실, 통역자봉사자들의 대거 이탈 등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돌발 악재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모든 논란과 사건사고가 대회 개막 불과 닷새 만에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대회 일정이 아직 열흘 이상 남은 상황에서 벌써부터 인천아시안게임이 최근 20-30년간 치러진 아시안게임 가운데 최악의 대회로 기록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현재와 같은 인천아시안게임 운영상의 난맥상은 이미 오래 전부터 예견된 일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정부의 권고와 순리를 거스르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결과 대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필요한 충분한 운영비를 확보하지 못한데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 운영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대신 전문성이 떨어지는 공무원 조직을 통한 전문적이지 못한 대회 기획이 이루어진 데 따른 인재(人災)라는 지적이다.

     

    우선 인천시는 인천문학구장을 고쳐서 주경기장으로 사용하라는 정부의 권고를 무시하고 인천 서구에 7만석 규모의 새로운 주경기장을 신축하는 등 방만한 재정운영으로 금쪽같은 대회 운영비를 탕진했다.

     

    물론 여기에는 반짝 부동산 경기 부양을 통해 표를 얻어보려했던 지역 정치인들과 그런 부동산 경기에 편승, 경제적 이익을 챙기려 했던 지역민들의 이기주의가 깊숙히 개입돼 있다.

     

    인천아시안게임의 유치 당사자인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7만석 규모의 주경기장을 요구했기 때문에 경기장 신축이 꼭 필요하다" "국고지원금을 받지 않는 대신 주경기장을 신축하겠다고 고집, 결국 주경기장 건설은 정부 지원 없이 전액 인천시 예산으로만 신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인천시가 그토록 자신만만했던 이유는 부동산 시장의 활황을 바탕으로 '민자유치'라는 카드를 활용한다는 복안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8년 전세계에 불어닥친 재정위기 속에 부동산 경기는 얼어붙었고, 인천에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을 지어줄 것으로 기대했던 대기업 건설사들은 하나 둘 등을 돌렸다.  

     

    이후 2010 6.2 지방선거에서 송영길 시장이 당선되고 인천시의 살림살이를 인수인계 받는 과정에서 안상수 전임 시장은 송영길 시장이아시안게임을 위해 꼭 7만석짜리 주경기장을 새로 지어야 하느냐고 묻자 “7만석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인천) 서구의 활성화를 위했던 것이라고 털어놨다. 주경기장 건설과 관련, 스스로 거짓말을 했음을 시인한 것.

     

    이후 아시안게임주경기장 신축이 백지화될 상황에 놓이자 이번에는 인천 서구의 지역민들과 지역 정치인들이 신축 강행을 주장하면서 시를 압박했고, 결국 주경기장은 신축되기에 이르렀다.




     

    이 밖에도 인천시는 정부 지원 없이 오로지 시 예산으로 수 많은 경기장을 짓고 고쳤다. 그 결과 인천시 재정은 천문학적인 수준의 빚더미에 올라 앉은 상황이다.

     

    그렇게 인천시는 25천억원으로 책정된 대회 운영비 가운데 2조원을 대회를 치르는 경기장과 선수촌 등을 짓는 건설비로 써버렸다.

     

    그렇게 엄청난 돈을 들여 경기장을 짓고 대회 준비를 마쳤다면 대회운영이라도 내실 있게 준비했어야 하지만 인천시에게 그런 능력 발휘를 기대하기는 무리였던 것 같다.

     

    앞서도 언급했듯 전체 대회 운영비의 80%를 경기장 및 경기운영시설 건설비에 쏟아 붓고 나머지 20%쥐꼬리 만한비용으로 대회를 치러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는 하나 문제는 단순히 돈에 있어 보이지만은 않았다.

     

    지난 14일 아시안게임 축구 취재를 위해 인천을 찾았을 때 대회 개막 전이었지만 자원봉사자들의 교육 상태나 현장 운영실태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자원봉사자들에게 질문을 던졌을 때나 도움을 요청했을 때 사전에 교육된 매뉴얼에 따라 제대로 된 답변이나 도움을 받는 것이 쉽지 않았고, 공식적인 기자회견 등 경기와 관련된 직접적인 운영 관리 부분도 미숙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

     

    첫날 취재를 마치고 경기장을 나서면서 조직위가 욕을 좀 먹겠구나라고 예상을 했고, 그 에상이 현실리 되기까지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한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는 자신의 SNS를 통해 현재 인천아시안게임의 운영상 난맥상에 대해 예산부족을 탓하지만 전적으로 준비부족, 개념부족이라며 유독 지방자치단체가 주최하는 국제행사가 운영이 원활치 이유는 해당 지자체의 공무원들의 눈으로 판단하고 그들의 잣대로 실행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해결책은 간단하다. 분야별로 최고의 소수정예 전문가들을 위촉, 예산과 전권을 주고 간섭하지 않는다. 공무원들은 내용에 대해 판단하려 들지 말고, 행정지원에 충실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이 같은 해법을 제시한 이유는 공무원 조직이 순환보직이라는 행정조직의 시스템상 한 분야에 전문성을 키울 수 없어 오랜 시간 내공을 쌓으며 뾰족해 질대로 뾰족해진 민간 전문가들이 통찰하고 직관하는 속도와 깊이를 현실적으로 따라오기 힘들기 때문이라는 것.

     

    통찰력 있는 지적과 분석, 그리고 해법 제시로 보여진다. 하지만 결코 공무원 조직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인천아시안게임은 최근 수뇌부 교체 등으로 몸살을 앓았던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를 비롯해 국제적 규모의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하려는 지자체들에게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참으로 좋은 교과서가 될 수 있어 보인다.

     

    교재 제작에 지나치게 많은 출혈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함정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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