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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앙리의 핸드볼, 찜찜한 마무리 뒤에는 추악한 뒷거래 있었다
    카테고리 없음 2015. 6. 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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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11월 1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생드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홈팀 프랑스와 아일랜드와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프랑스는 0-1로 뒤진 연장 전반 14분 윌리암 갈라스가 천금의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1-1로 비겼다. 


    앞선 아일랜드 원정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던 프랑스는 이로써 1승 1무로 아일랜드를 제치고 4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프랑스 선수들이나 프랑스축구협회는 이날 경기 결과를 두고 마냥 기뻐할 수는 없었다. 오히려 경기 직후 축구의 명예를 실푸시켰다는 전세계적인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 


    그 이유는 갈라스의 동점골을 도운 앙리의 어시스트 과정 때문이었다. 갈라스의 골을 어시스트하기 전 앙리가 볼을 컨트롤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핸드볼 반칙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골이 들어가는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앙리가 후방에서 길게 문전 앞으로 넘어온 패스를 몸으로 받아 자신의 발 아래 떨어뜨려 놓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신의 몸 밖으로 벗어나는 공을 손을 슬쩍 내밀어 받아 자신의 발아래 떨군 뒤 곧바로 문전 쇄도하던 갈라스에게 오른발로 패스했다. 


    사실 몸으로 받는 것처럼도 보이지 않았다. 그냥 손으로 받는게 육안으로도 어느 정도 보였을 정도다. 이처럼 명백한 핸드볼 반칙으로 연결한 어시스트로 연결된 골이었음에도 주심은 이를 보지 못했고, 갈라스의 골은 그대로 유효한 골로 인정됐다. 아일랜드 선수들과 벤치에서 일제히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앙리는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반칙을 인정했다. 


    그는 "솔직히 말해 핸드볼 반칙이 맞다. 오심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월드컵에 가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심판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자신의 반칙을 인정하면서도 심판이 문제의 골을 유효한 것으로 인정한 이상 그 골에 관한 책임은 전적으로 심판에게 있다는 말로 선을 그은 셈이다.




    그는 이어 "프랑스 대표팀의 전원은 아일랜드에게 경의를 표한다. 오늘 모두가 본 것 처럼 그들은 상당한 강팀이다. 나는 잉글랜드에서 8년 동안 뛰며 이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해 아일랜드를 치켜세우는 한편 위로의 말을 건넸다. 사실 아일랜드에게는 이 말이 더 치욕적으로 들렸을 것이다.


    전 프랑스 국가대표이자 월드컵 우승 멤버인 비센테 리자라쥐는 프랑스 국영방송사인 TF1의 해설자로 나선 그는 “월드컵에는 가게 됐다. 하지만 대기실에 들어갈 때 선수들이 고개를 당당히 들 수 있을까 싶다. 나는 오늘 결과가 전혀 자랑스럽지 않다. (대표팀이 주최하는) 파티에 가지 않겠다”라며 실망감을 표시했다. 대상은 프랑스 대표팀이지만 앙리에게 가장 많은 비중이 가 있는 비판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후 아일랜드는 앙리의 핸드볼'반칙으로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며 예외적으로 추가 출전을 인정해달라고 국제축구연맹(FIFA)에 공식적으로 요청했지만 FIFA는 이를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후 아일랜드의 스탠스에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보였다. 아일랜드는 앙리의 핸드볼 문제와 FIFA의 조치에 대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하는 등 법적으로 후속조치를 취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행동에 나서지 않았다. 어딘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는 태도였다. 




    결국 아일랜드의 당시 태도에 얽힌 수수께끼가 사건 발생 6년여 만에 풀렸다. FIFA가 '돈질'로 아일랜드의 입을 막아버렸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5일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FIFA가 당시 앙리의 핸드볼 반칙으로 본선 진출이 좌절된 아일랜드에 500만 유로(약 63억원)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FIFA가 아일랜드와 앙리의 핸드볼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법적 분쟁 발생을 막기 위해 아일랜드에 보상용으로 거액을 지급했다는 것


    이 같은 사실은 존 델라니 아일랜드축구협회(FAI) 회장이 현지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밝혔고, FIFA도 이를 인정했다. 그동안 FIFA나 아일랜드축구협회(FAI) 모두 이 같은 사실을 밝히지 않았으나 제프 블라터 회장이 사임을 발표한 지 이틀만에 드러난 것.  




    지난주 FIFA 부회장을 사임한 북아일랜드의 짐 보이스는 이에 즉각적인 조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월드컵 본선행 티켓과 축구선수로서 명예를 맞바꾼 앙리의 행동은 FIFA와 아일랜드의 추악한 뒷거래 덕분에 비교적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었던 셈이다. 


    블레터 회장의 사퇴 이후 FIFA의 불투명하고 비밀스러운 일처리를 통해 자행된 비리가 이 사건 말고 또 얼마나 더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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